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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분석] 32득점→무득점 이정현 굴욕. 22점 차 대승 정관장, 삼성의 '샤킬 오닐' 어떻게 요리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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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실내=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안양 정관장이 서울 삼성을 눌렀다.

정관장은 2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삼성을 96대74로 눌렀다.

정관장은 배병준(22득점)을 비롯, 듀반 맥스웰(11득점) 이종현(13득점) 등 선수 전원이 제 역할을 했다. 삼성은 코피 코번이 24득점, 10리바운드로 고군분투했지만, 믿었던 이정현이 무득점(야투 8개 시도)의 부진에 빠져면서 완패했다.

정관장은 2승2패로 5할 승률을 맞췄고, 삼성은 2승3패를 기록했다.



▶전반전

삼성의 최대 강점은 역시 코번의 존재감. 단, 1쿼터 초반, 코빈을 '미끼'로 사용했다. 이원석의 미드 점퍼가 불발되자,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뒤 풋백 득점. 아반 나바의 3점포가 터졌다.

코번은 김경원의 골밑슛을 블록하기도 했다.

정관장은 나바의 약한 수비력을 공략했다. 박지훈이 골밑 돌파, 배병준의 3점포가 터졌다. 11-9, 삼성의 2점 차 리드. 정관장의 작전 타임.

먼로의 골밑슛이 빗나갔다. 코번의 높이를 의식했다. 삼성의 얼리 오펜스, 나바에게 오픈 3점 찬스가 나왔다. 나바의 슈팅력은 팀내에서 이미 입증됐다. 깨끗하게 림을 통과했다. 삼성의 상승세. 이때, 삼성은 어설픈 크로스 패스로 흐름을 스스로 끊었다. 박지훈의 스틸, 레이업 슛.

삼성은 코번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관장은 육탄방어로 막아냈다. 김경원의 골밑슛. 이어 어이없는 실책이 나왔다. 다시 정관장의 공격. 김경원이 또 다시 무인지경에서 골밑 슛.

결국 초반, 삼성이 기선을 제압할 수 있는 타이밍에서 접전으로 흘렀다. 삼성의 뼈아픈 실책이 초반 좋은 흐름을 스스로 무너뜨렸다. 뼈아팠다.

정관장은 견고했다. 플랜대로 차분하게 세트 오펜스를 전개했다. 아반도가 높은 타점을 이용해 팁 인. 25-21로 리드. 그러자, 삼성은 이스마일 레인이 공격 리바운드 이후 풋백 득점. 결국 1쿼터 26-23, 3점 차 정관장의 리드.

정관장 맥스웰의 3점포로 2쿼터 시작.

8분54을 남기고 맥스웰이 덩크를 시도했다. 하지만, 코번에게 막혔다. 두 선수는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격려. 상당히 '쿨'한 장면이었다. 이종현의 플로터가 림을 통과했다. 30-23, 7점 차 정관장의 리드.

정관장은 코번에 대해 더블 팀, 트리플 팀이 들어갔다. 단, 부작용은 외곽이었다. 코번은 외곽 패스능력이 상당히 좋은 외국인 선수. 김시래가 3점슛 파울을 얻었다. 모두 넣었다.

흐름을 끊어냈다. 조준희의 3점포가 터졌다.

이때, 이종현이 공격에 나섰다. 코번의 좁은 수비폭 약점을 이용한 미드 점퍼. 맥스웰의 절묘한 패스를 골밑슛으로 연결시키며 바스켓 카운트 3점 플레이 성공. 연속 5득점에 성공했다.

삼성 이정현은 3점슛 연속 실패. 지난 경기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정관장은 고찬혁 최성원의 연속 득점. 45-31, 14점 차 정관장 리드.

정관장의 트랜지션 공격이 계속 나왔다. 속도에서 삼성은 따라가지 못했다. 부상에서 회복한 정효근의 득점. 코번이 분노의 덩크를 터뜨렸지만, 이번에는 맥스웰의 3점포가 적중했다.

코번이 체력 조절을 위해 교체되자, 삼성의 공격은 정체, 수비에서도 구멍이 뚫렸다. 정관장은 간단한 스크린을 이용한 2대2 공격으로 쉽게 삼성을 공략했다. 55-37, 18점 차 정관장 리드로 전반 종료

▶후반전

1쿼터 초반, 좋았던 삼성의 흐름은 뼈아픈 실책에 의해 스스로 꺾였다. 이후, 정관장은 코번에게 '정면대결'을 하지 않았다. 속도를 높였다. 코번에게 드라이브 인을 한 뒤 반대편으로 패스를 건네며 삼성 수비를 혼란에 빠뜨렸다.

핵심은 트랜지션과 활동력이었다. 이 부분에서 정관장이 삼성을 압도했고, 결국 삼성의 수비는 무너졌다.

3쿼터 초반도 변하지 않았다. 정관장은 더욱 속도를 높였다. 삼성 코번 중심의 단순한 포스트 업 공격은 적극적 더블팀과 스틸로 대응.

삼성의 당황했다. 외곽 스크린을 받은 뒤 쏘아올리는 슈팅 셀렉션은 좋지 않았다. 패싱 게임이 아니라, 확률적으로 높지 않은 스크린 이후 풀 업 점퍼가 주를 이뤘다. 불발되면, 정관장의 속공이 이어졌다.

코번, 이원석의 더블 포스트와 김시래 이정현 조합이라면 세트 오펜스를 더욱 정교하게 가져가고, 상대에 속공을 주지 않는 확률높은 공격이 필요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 구조 속에서 점수 차는 더욱 벌어졌다. 78-51, 27점 차 3쿼터 종료.

사실상 경기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4쿼터 삼성은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코번, 이정현, 김시래 등을 모두 벤치로 불러들였다. 정관장은 박지훈 배병준 김경원을 제외시켰다. 하지만, 로테이션 폭이 넓은 정관장은 최성원, 아반도, 고찬혁, 이종현이 남아있었다.

삼성은 이정현이 이날 무득점에 그쳤다. 8개의 야투가 모두 빗나갔다. 지난 가스공사전에서 32득점을 폭발하면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베테랑 김시래도 3득점에 그쳤다.

이동엽 무득점, 이원석 1득점이었다. 주전으로 나선 3명의 선수가 총 1득점을 올렸다. 코번이 24득점, 10리바운드로 고군분투했지만, 소용 없었다.

삼성은 2승3패, 여전히 초반 흐름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곱씹어봐야 한다. 대패 경기가 많다. 구조적 문제점이 있다.

삼성은 코번과 이원석을 더블 포스트로 사용한다. 여기에 이정현이 결합하면, 트랜지션은 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 더블 포스트에 빠르지 않은 메인 볼 핸들러 구조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팀들은 더욱 더 스피드를 높이고, 코트를 넓게 쓰는 농구를 하고 있다. 올 시즌 속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승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욱 큰 문제는 문제는 활동력이다. 수비에서 아킬레스건이 발생한다. 코번은 예상보다 순간 스피드가 느리지 않다. 단, 수비의 활동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미드 레인지 지역을 보완할 수 있는 다른 선수들의 활동력이 필요한데, 이 부분에서 삼성은 분명한 약점이 있다. 상대는 매치업 헌팅을 사람이 아닌 특정 공간으로 하고 있다.

삼성은 강하진 않지만, 싸울 수 있는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코번은 예상보다 좋은 외국인 선수다. 단, 지금 시스템으로는 상대 전술에 따라 기복이 심한 경기력을 보일 수밖에 없다. 단지, 선수들의 '의지' 문제가 아니다.

정관장은 이날 '레드부스터'를 복용했다. 다득점을 하면서 그동안 문제였던 3, 4쿼터 득점력을 끌어 올렸다. 고찬혁 정효근 이종현이 의미있는 역할을 하면서 다음 경기에서도 의미있는 옵션을 많이 가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잠실실내=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