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대한민국 남자탁구 맏형' 이상수(33·삼성생명·세계 27위)가 '세계 최강' 판젠동을 꺾었다.
'닥공' 이상수는 2일(한국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피니티 아레나에서 펼쳐진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세계 1위 '난공불락' 판젠동을 게임스코어 3대1로 돌려세우며 8강에 진출했다.
32강에서 '독일 1강' 티모볼을 3대1로 꺾고 8강에 오른 이상수의 몸놀림은 가벼웠다.
1게임을 11-7로 잡으며 파란을 예고한 이상수는 2게임을 9-11로 내줬지만 이후 3게임을 11-8, 마지막 4게임을 듀스 접전끝에 13-11로 잡아내며 판젠동을 돌려세우는 데 성공했다. 개인적으로도 판젠동을 상대로 15경기만에 따낸 첫 승리다.
남자탁구 대표팀의 맏형으로 도쿄올림픽, 더반세계선수권에 나섰던 이상수는 빠른 발과 파워풀한 포어드라이브를 장착한 공격적인 플레이로 '닥공'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에이스다. 공이 제대로 맞아들어가는 날이면 마롱, 판젠동 등 중국 에이스들을 꺾을 수 있는 절대적인 공격력을 가진 선수다. 확고부동한 '한방'으로 세계선수권 무대에서도 가장 오랜 기간 가장 많은 메달을 보유한 에이스다. 지금은 아내가 된 박영숙과 2013년 파리세계선수권 혼합복식에서 은메달을 따냈고, '영혼의 파트너' 정영식과 함께 2015년 쑤저우세계선수권, 2017년 뒤셀도르프세계선수권 복식 동메달을 따낸 데 이어 2023년 더반세계선수권에선 띠동갑 후배 조대성과 함께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7년 뒤셀도르프에선 개인 단식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리우올림픽, 도쿄올림픽에 이어 내년 생애 세 번째 파리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불굴의 투혼을 불태우고 있는 '33세 에이스' 이상수는 판젠동을 이긴 소감을 묻자 "공식경기에서 한번도 못이겼던 선수한테 이겨서 너무 기분이 좋다. 독일 티모 볼 선수도 한번도 못이겼었는데 이번에 이겼고 판젠동 선수도 한번도 못이겼었는데 이번에 이겨서 프랑크푸르트 대회는 정말 의미있는 대회"라고 답했다. 4게임 듀스 접전에서 게임포인트를 잡은 12-11 상황, 이상수의 네트플레이가 눈부셨다. "마지막에 판젠동 선수가 긴장하는게 보여서 내가 공격하면 점수 따겠다싶어서 과감하게 했는데 그걸 포인트로 가져올 수 있어서 승리할 수 있었다. 머리싸움에서 이긴 것같다. 아직도 별로 실감은 안난다. 그냥 '엥?' 이런 느낌"이라며 웃었다. "세계랭킹 1위 선수 이기는 건 흔치 않은데 그게 제가 되서 기쁘다. 승패를 떠나 이제가 연습한 것을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후배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 항저우아시안게임 출전권을 따지 못했던 이상수는 "일단 증명해보이고 싶다. 최근 주춤했었지만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걸 증명해보이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베테랑다운 각오도 잊지 않았다. "오늘 경기는 오늘로 마무리짓고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한편 같은 날 '왼손 에이스' 임종훈도 만리장성을 넘어서는 쾌거를 일궜다. 임종훈은 리앙진쿤을 게임스코어 3대1(11-9, 11-9, 8-11, 11-9)로 꺾었다. 1-2게임을 잇달아 따낸 후 3게임을 8-11로 내줬지만 임종훈 특유의 왼손 백핸드 드라이브가 불을 뿜으며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