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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즌 연속 PO 탈락' 빛바랜 배구명가, 이 갈고 준비했다 "얇은 선수층 지금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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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5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탈락. 가장 얇은 선수층과 저조한 구단의 투자. 배구명가의 자존심이 구겨진지 오래다. 하지만 삼성화재가 다시 새롭게 뛴다.

삼성화재는 지난 10월 30일 열린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손에 넣었다. 애초에 확률이 가장 높기는 했다. 지난 시즌 최하위팀인 삼성화재는 전체 100개의 추첨 공 중에 가장 많은 35개의 공을 넣었었다. 그래도 확률 게임은 모르는 일. 긴장했지만, 가장 바라던대로 됐다. 가장 먼저 삼성화재의 이름이 불리면서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두번째 행운도 따랐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아웃사이드히터 손현종과 2023~2024시즌 대한항공의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았고, 대신 다음 시즌 1라운드 지명권을 내줬다. 당장 올 시즌 전력 보강을 확실히 하겠다는 내부의 의지였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우승팀이라 100개의 추첨공 중 딱 1개만 들어가있었다. 추첨 확률이 1%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 대한항공의 공이 무려 4번째 만에 뽑히면서, 1라운드 4순위 지명권까지 삼성화재가 품었다. 대한항공의 공이 추첨되자 드래프트장 내 삼성화재 테이블이 환호했다.

삼성화재는 전체 1순위로 경기대 2학년 아웃사이드히터 이윤수를 지명했다. 1순위 지명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했던 선수고, 삼성화재가 품었다. 그리고 4순위로는 경기대 2학년 미들블로커 양수현을 지명했다. 경기대의 주축인 선수들을 동시에 뽑게 되면서 가장 이상적인 결과가 나왔다. 뿐만 아니라 삼성화재는 KB손해보험과 더불어 3라운드에 트레이드 지명권 행사, 수련선수까지 5명의 선수를 뽑은 유일한 팀이다.



드래프트를 마친 후 만난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은 "지난 시즌 끝나고 선수들 8명을 정리했다. 그래서 저희는 지금도 국내 선수 숫자가 14명 밖에 안된다. 그동안 워낙 선수층이 얇고 선수 선발이 안됐었다.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각 포지션마다 필요한 선수를 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략을 밝혔다.

남자배구 최다 우승팀인 '전통의 명가' 삼성화재지만, 빛이 바랜지 오래다. 5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 그리고 가장 약한 전력이라는 평가에 하위권을 맴돌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뼈를 깎는 각오로 출발한 이유다. 김상우 감독은 1라운드에 지명한 이윤수와 양수현에 대해 "우리팀이 높이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키 크고 유망한 선수를 뽑는데 주력했다. 만족하고 있다. 이윤수와 양수현 둘 다 눈여겨 보던 선수들이고, 둘 다 신장이 좋아서 우리팀에 필요했다. 이윤수는 특히 신장 1m98 정도 되는 레프트가 요즘 정말 귀하다. 제일 좋은 선택이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현장에서 절실하게 느낀 높이에 대한 아쉬움을 어떻게든 해소해보겠다는 의지가 묻어났다.

다행히 올 시즌 출발이 괜찮다. 삼성화재는 개막 후 4경기에서 3승1패 승점 8점으로 우리카드(14점)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지난해보다는 확실히 달라진 조직력을 보인다. 김상우 감독은 "언제나 예측이 안맞기 때문에 예측대로 간다는 말씀은 못드리겠다. 하지만 초반에 무너지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는데 다행히 지금까지 잘해주고 있다"면서 이번 드래프트에서 선발한 신인 선수들에 대해서는 "바로 활용하면 좋겠지만, 최근 대학 선수들이 입단 하자마자 확실한 역할을 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준비를 좀 더 해서 어느정도 연습 기간을 거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저희는 정말 더 좋아질 수 있는 여력이 있는 팀"이라고 희망을 밝혔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