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롤스터가 불운한 대진운과 '내전'의 강박감을 모두 떨쳐내며 LCK(한국) 3번째로 롤드컵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KT는 29일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에서 열린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스위스 스테이지(16강) 최종 5라운드에서 같은 LCK의 디플러스 기아에 2대0으로 승리, 젠지와 T1에 이어 기어이 8강행 티켓을 땄다. 반면 디플러스는 KT에 막히며 지난 2019년부터 4년 연속 기록한 8강 진출을 이번에는 이뤄내지 못했다.
KT는 철저히 추첨으로 진행되는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5경기를 치르는 동안 LCS(북미)와 LEC(유럽), VCS(베트남) 등 상대적으로 약한 지역의 팀들을 단 한번도 만나지 못하고 계속 LCK 혹은 LPL(중국) 등 우승 후보 지역팀들과만 만나는 힘겹고 불운한 여정이었지만 결국 이를 실력으로 극복해 냈다.
KT는 1세트에서 킬 스코어 0-8까지 뒤지고, 디플러스에 4마리 용까지 내주는 등 패배 직전까지 몰렸지만 25분쯤 펼쳐진 바론 앞 한타 싸움에서 상대의 챔피언을 모두 제거하는 엄청난 화력을 바탕으로 34분여만에 대역전승을 일궈냈다. 이어 2세트에서도 승리 확률을 지속적으로 주고 받는 난전을 펼치며 장기전에 접어들었지만, 42분쯤 드래곤 앞 전투에서 역시 대승을 거두고 바로 상대의 본진까지 밀어버리는 명승부를 펼치며 끝내 3승째(2패)를 거머쥐게 됐다.
지난 21일 열린 스위스 스테이지 3라운드에서 LCK의 1번 시드 젠지가 LEC의 G2를 꺾고 3전 전승을 거두며 일찌감치 8강행을 확정지은데 이어, T1이 28일 열린 4라운드에서 LPL의 강호 빌리빌리 게이밍을 꺾고 LCK 두번째로 8강에 올랐다.
5라운드 1경기까지 진행된 현재 한국 3개팀, 중국의 징동 게이밍과 LNG 등 2개팀 그리고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연달아 북미와 유럽팀을 만나 깜짝 3연승을 거둔 LCS의 NRG까지 6개팀이 8강을 확정지었으며, 나머지 2개팀은 이날 결정된다.
5라운드를 모두 마친 후 역시 추첨을 통해 8강 대진이 성사된다. 3전 전승을 거둔 젠지와 징동은 시드 배정을 받아 각자 다른 브래킷에 배정되며, 16강에서 3승2패를 거둔 팀과 만나는 다소 유리한 상황이다. 8강전은 오는 11월 2일부터 5일까지 장소를 옮겨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4강은 같은 장소에서 11월 11~12일 그리고 결승전은 서울 고척돔에서 11월 19일 펼쳐진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