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런 서브를 넣어도 되나 생각하시겠지만 내 지시로 하는 거다."
"약하지만 정확한 서브. 대신 블로킹과 수비로 막겠다." 강한 서브가 대세인 최근 배구와는 다른 스타일의 배구다. 그런데 그 배구로 개막 2연승을 했다. OK금융그룹이 색다른 스타일로 개막 2연승을 내달렸다. OK금융그룹은 24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의 원정경기서 세트스코어 3대2의 역전승을 거뒀다.
OK금융그룹은 공격력에선 KB손해보험에 뒤졌다.
KB손해보험은 비예나가 34점, 황경민이 20점, 한국민이 15점을 올리는 등 3명이 69점을 올렸다. 총 공격 득점이 66점이었고, 팀 공격 성공률이 53.2%나 됐다. 반면 OK금융그룹은 레오가 29점을 올렸고, 바야르사이한이 11점, 박승수와 차지환이 9점씩을 올렸다. 공격득점이 58점이었는데 공격 성공률은 48.3%로 KB손해보험보다 낮았다.
범실에서 차이가 났다. OK금융그룹이 17개의 범실에 그친 반면 KB손해보험은 30개의 범실을 했다.
OK금융그룹은 한국전력과의 첫 경기에서도 4세트 동안 11개의 범실로 22개의 한국전력보다 훨씬 적은 범실을 기록했다.
OK금융그룹은 이번시즌에 일본인 오기노 마사지 감독을 영입하며 범실을 줄이는 쪽으로 팀 컬러를 바꿨다.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이 "OK금융그룹이 지난시즌에 비해 확실히 범실이 줄었다"면서 "범실하지 않기 위해 서브가 약해졌다. 높이가 있어 블로킹으로 승부를 거는 것 같다"라고 했다.
한국전력전서 OK금융그룹은 서브범실이 4개 뿐이었다. KB손해보험전에선 9개였다. 그래도 KB손해보험의 16개보다는 확실히 적었다.
오기노 감독은 경기전 "목표 설정을 서브 범실 10개 이하, 공격 범실 8개 이하로 정하고 연습 때부터 강조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서브는 확실히 강한 서브가 많지 않았다.
오기노 감독은 "서브 미스가 아까운 미스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서브 미스가 연속해서 나오면 팀 분우기가 가라앉는다. 차라리 찬스볼을 주더라도 공을 넘겨주고 우리 플레이를 할 것을 주문했다"면서 "보시기엔 이런 서브를 넣어도 되나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내 지시로 하는 거다. 서브를 넣고 블로킹과 디그 시스템으로 막는 것을 주문했다. 서브 미스를 하면 우리의 수비 시스템을 하지도 못한다"라고 말했다.
서브 미스로 그냥 1점을 주느니 수비라도 해보고 1점을 주자는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다. 그만큼 오기노 감독이 OK금융그룹의 블로킹과 수비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취재진이 이것이 일본 스타일인지 오기노 감독의 스타일인지를 묻자 오기노 감독은 "일본 리그에도 한 경기에 서브 미스를 25개 하는 팀도 있다. 서브 미스를 많이 하는 팀이 있다"면서 "리스크를 가져가는 것 보다는 블로킹-디그 시스템으로 준비했다. 지금은 이것이 우리 팀에 맞는 색깔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강한 서브를 강조하는 시대에 OK금융그룹의 색깔이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까. 다른 배구라 재미를 더한다. 의정부=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