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태준을 주전 세터로 택한 신영철 감독 "더 좋은 선수될 것" 확신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재창단 수준'으로 구성원을 확 바꾼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는 2023-2024시즌 주전 세터로 2004년생 한태준(19)을 내세웠다.
출발은 매우 좋다.
우리카드는 15일 삼성화재와의 이번 시즌 첫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하더니, 18일에는 현대캐피탈을 3-0으로 완파하며 개막 2연승을 거뒀다.
한태준을 향한 기대감은 더 커졌다.
18일 경기 뒤 만난 한태준은 "아직 만 스무 살도 되지 않았지만, 선배들이 '모두 똑같은 프로'라고 말해줘서 코트 위에서 당당해지려고 한다"며 "부담감을 느끼긴 한다. 그래도 형들이 부담을 나눠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2경기에서 공격 성공률 55.75%를 찍었다.
새 외국인 공격수 마테이 콕(등록명 마테이)의 공격 성공률은 62.50%(56점)였다.
한태준은 "사실 마테이와는 정규시즌 개막 이틀 전까지만 해도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 하지만, 비시즌에 끊임없이 함께 훈련하고, (신영철) 감독님을 포함한 3명이 자주 대화하면서 점점 호흡이 맞아가고 있다"며 "마테이가 원하는 공을 주고자 노력 중"이라고 했다.
신영철 감독은 다양한 공격을 위해 한태준에게 '속공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한태준은 "감독님이 하루에 30번은 속공에 관해 말씀하신다"고 웃으며 "경기 중에 미들 블로커와 속공이 어긋날 때가 있다. 스트레스를 받긴 하지만, 좋아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리카드의 속공 성공률은 51.61%로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신 감독은 "한태준이 속공 등 세련된 토스를 하려면 경험이 더 필요하다"며 "태준이가 정말 열심히 훈련한다. 잘 성장하고 있으니, 경기력도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태준은 2022-2023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우리카드에 입단했다.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프로행을 택해 입단 동기들보다 어리다.
지난 시즌 훈련장과 웜업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한태준은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주전 세터로 도약할 기회를 잡았다.
한태준은 "시즌 첫 경기부터 선발로 출전했다. 나조차 '이게 맞나'라고 의심했는데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시고 형들은 격려해줬다"며 "과감하게 '우리카드만의 플레이'를 하고,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세터는 '경험'이 중요한 포지션이다.
한태준은 또래보다 빨리 경험을 쌓고 있다.
명세터 출신인 신영철 감독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한태준은 지금보다 훨씬 좋은 세터가 돼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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