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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은 갈 것" '미끌 휘청 몸개그' 가을야구 앞둔 잠실야구장의 잔디 변수, 과연 어떤 상태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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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최소 두달은 갈거에요."

지난 14일 잠실 LG-두산전. 오전에 내린 비로 그라운드는 살짝 젖어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졌다.

두산 2루주자 조수행은 1회 로하스의 안타 때 홈으로 쇄도하다 살짝 미끄러졌다. 급히 3루로 되돌아가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멈춰선 채 태그아웃 되는 순간, 타자주자 로하스 마저 걸려 한꺼번에 두명의 주자가 아웃되고 말았다.

두산 좌익수 김재환도 5회 선두 오지환의 좌중 2루타 때 스타트를 걸다 미끄러졌다. 공이 뒤로 빠졌지만 완벽한 중계플레이로 오지환을 3루에서 잡아냈다.

두번 미끄러진 김재환은 발 밑이 신경이 쓰이는 듯 스파이크에 움푹 패인 잔디를 발로 눌러 셀프 보수하기도 했다. 새로 보식한 잔디 쪽을 피해 서 있기도 했다. 15일 잠실 두산전을 앞둔 LG 염경엽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살짝 우려를 표했다.

"새로 보식한 잔디가 땅에 묻혀 있지 않고, 살짝 덮혀 있는 상황"이라며 "뿌리를 내리려면 최소 두달 이상 걸릴 것이다. 한국시리즈 때까지 감안해서 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잠실구장 운영본부가 LG 구단을 통해 해명에 나섰다.

"지난 여름 폭염과 많은 비로 인해 잔디 훼손이 심했다. 지난 11, 12일 이틀간 훼손된 부분에 보식작업을 진행했다. 13일 두산-KIA전은 문제가 없었다. 13일 밤과 14일 아침 사이 비가 오면서 보식한 잔디 아래가 물러지며 미끄러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관리팀에서 밤 사이 누름 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화창했던 15일 경기는 큰 문제가 없었다. 이상 폭염에 비까지 많이 내린 지난 여름. 잔디관리가 쉽지 않았다.

잠실 뿐 아니라 대구, 광주, 창원 등 신축 지방 구장도 잔디 관리에 애를 먹었다. 군데군데 훼손된 잔디가 보였다. 가뜩이나 잠실은 LG와 두산 두 구단이 한 시즌 내내 비는 날 없이 거의 매일 사용하는 터라 관리가 더 쉽지 않았다.

과연 새로 보식한 잔디가 가을야구에 변수가 될까.

현재로선 판단이 어렵다. 일단 포스트시즌 중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없을 전망.

다만, 비가 오면 완전히 뿌리를 내리지 못한 잔디가 순간적으로 패이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수비실수는 물론 자칫하면 큰 부상이 초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가뜩이나 온 몸을 던지는 투혼의 단기전이라 우려가 더욱 크다.

3위 경쟁 중인 두산의 포스트시즌이 머지 않은 상황. 일말의 우려가 있지만 시즌 후 누름 작업 등을 통한 지속적 관리를 통해 변수를 최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