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다음 대표팀에서 보여드리겠다."
두산 베어스 '토종 에이스' 곽빈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0구 금메달'의 충격을 이겨내고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곽빈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6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지며 2안타 2볼넷 9탈삼진 1실점 완벽한 피칭을 해 팀의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개인 12승.
특히 이날 경기는 두산의 가을야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경기라 더욱 중요했다. 6위 KIA 타이거즈가 2경기차 턱밑 추격을 하는 가운데, 이 경기를 잡으면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그 중요한 경기에서 곽빈이 엄청난 투구를 해줬다.
곽빈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됐다. 그냥 뽑힌 게 아니라 에이스 역할을 해줄 투수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현지에 넘어가 훈련 도중 담 증세가 와 결국 대회 내내 공 1개도 던지지 못하고 벤치에만 있었다. 하지만 대표팀이 대만을 꺾고 우승하며 곽빈도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아무 것도 한 것 없이, 병역 혜택을 받아도 되느냐는 비난이 곽빈에게 날아들었다.
정신적으로 힘들고, 지난달 18일 KIA 타이거즈전 후 실전 경험이 없었던 가운데도 곽빈은 악재들을 이겨냈다.
곽빈은 경기 후 "초반 안좋았다. 하지만 코치님께서 도와주시고, 타자들이 점수를 내줘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100% 몸상태는 아니다. 미세한 증세가 남아있다. 그래도 신경쓰며 던질 정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곽빈은 "우리 팀 순위 싸움이 너무 중요한데, 최근 안좋은 말들도 듣고 해서 너무 힘들었다. 이 경기로 보여주자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포스트시즌에서도 오늘 감각을 유지하고 싶다. 2년 전 포스트시즌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곽빈은 아시안게임에 다녀온 소감으로 "올해 2번 대표팀에 다녀왔다. 그 때마다 부족한 선수라고 생각했다. 대만, 일본 투수들이 정말 좋더라. 나는 거기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동료들에게 많이 미안했다. 그래도 동료들이 격려해줬다. 오늘 등판으로 마음의 짐을 조금 덜었다. 만약 다음 대표팀에 선발된다면, 그 때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