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토론토 블루제이스는 FA 류현진을 잡지 않을 경우 5선발 자리는 어떻게 메울까.
캐나다 유력 매체 '토론토 선(TS)'은 10일(이하 한국시각) '7명의 블루제이스 선수들이 FA 시장에 나간다. 누가 그들을 대체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류현진을 첫 번째로 언급했다.
TS는 류현진 말고도 3루수 맷 채프먼, 1루수 브랜든 벨트, 외야수 케빈 키어마이어, 2루수 휘트 메리필드, 구원투수 조던 힉스와 채드 그린을 거론했다. 7명에 대해 팀 내부와 외부에서 그 대체 자원을 꼽았는데. 류현진의 경우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됐다.
우선 내부적으로는 올시즌 원인을 알 수 없는 난조에 빠지며 마이너리그를 오갔던 알렉 마노아가 꼽혔다. TS는 '블루제이스 로테이션에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는 전적으로 마노아에 달렸다. 그는 올해 트리플A로 내려간 뒤로 시즌 마지막 2개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면서 '류현진의 자리는 마노아가 2022년 포스를 되찾는다면 쉽게 메울 수 있지만, 그것은 그야말로 만약의 경우다. 다른 내부 자원으로는 보든 프란시스, 네이트 피어슨, 리키 티드먼을 꼽는다'고 했다.
올해 개막전 선발을 맡았던 마노아는 시즌 첫 두 달 동안 1승7패, 평균자책점 6.36의 난조를 보여 플로리다주 더니든 육성 캠프로 이관돼 한 달 동안 조정 작업을 받았다. 류현진이 그곳에서 한창 재활을 진행하던 시기다. 하지만 마노아는 7월 초 컴백 후에도 난조를 벗어나지 못해 8월 11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사라졌다.
마노아는 2022년 16승7패, 평균자책점 2.24, 180탈삼진으로 AL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를 차지하며 최정상급 선발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토론토는 마노아가 그 정도 수준으로 다시 올라설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시스, 피어슨, 티드먼은 아직 검증을 끝내지 못한 유망주들인데, 특히 피어슨의 경우 벌써 4년 간 선발로 실패한 채 올해 불펜투수로 그나마 가능성을 보였을 뿐이다.
TS는 외부 자원, 즉 FA 시장에서는 소니 그레이, 애런 놀라, 클레이튼 커쇼, 블레이크 스넬 등 4명을 언급했다. 하나같이 정상급 선발투수들로 올해 성적만 놓고 보면 류현진을 크게 압도한다. 물론 몸값도 류현진이 지난 4년 동안 받은 연평균 2000만달러 이상의 FA 계약을 따낼 수 있는 투수들이다.
TS가 커쇼를 거론했다는 게 눈에 띈다. 류현진과는 2013~2019년까지 7시즌 동안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커쇼는 올해도 어깨 부상으로 한 여름 44일 동안 로테이션을 비웠지만, 24경기에서 131⅔이닝을 던져 13승5패, 평균자책점 2.46, 137탈삼진을 올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최근 4시즌 가운데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다만 건강할 때는 에이스지만, 부상 위험이 높다는 단점을 안고 있는 건 류현진과 비슷하다.
커쇼는 지난 9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 선발등판했다가 아웃카운트 1개를 잡고 6안타 1볼넷으로 6실점한 뒤 교체됐다. 생애 최악의 피칭을 한 셈인데, 그럼에도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DS 4차전 선발로 내세우겠다며 신뢰를 보내고 했다. 그만큼 경륜과 구위를 믿는다는 얘기. 이번 FA 시장에서도 다저스가 잡지 않는다면 적지 않은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투수다.
류현진은 토론토와 재계약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은 최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우리의 5선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지만, 그건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다. 2년 이상의 계약기간을 보장할 리 만무하고, '1+1년' 방식도 인색하게 접근할 공산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토미존 서저리를 받고 돌아온 류현진은 후반기 11경기에서 3승3패, 평균자책점 3.46을 마크했다. 성공적인 복귀였다는 평이 주류를 이룬다. 커쇼 만큼은 아니더라도 일정 수준의 수요층이 형성될 수 있다. 4,5선발이 필요한 팀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다저스도 포함된다.
다저스는 워커 뷸러와 바비 밀러 말고는 내년 시즌 확정된 선발투수가 없다. 뷸러도 토미존 서저리를 받고 돌아오는 처지라 재기를 확신하기 어렵다. 그러나 류현진은 위험 요소를 많이 제거했다. 커쇼가 떠나고 류현진이 다저스로 돌아오는 시나리오가 전혀 불가능하지 않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