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아버지를 보면서 금메달 꿈을 꿨는데…이렇게 이루네요."
말 그대로 '괴물투'였다. 20세 문동주가 한국 야구에 아시안게임 4연속 우승을 안겼다.
한국은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근교 샤오싱에서 열린 대만과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2대0으로 승리,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2010 광저우 대회를 시작으로 4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문동주의 복수가 빛난 대만전이었다. 앞서 대만전에서 4이닝 2실점으로 역투했음에도 팀의 패배로 패전투수의 멍에를 썼던 문동주다.
버스와 단톡방에서 대만을 향한 '복수'를 결의했던 선수단은 이날 스스로의 말을 멋지게 지켰다. 린위민-류즈롱으로 이어진 대만의 막강 계투를 상대로 단 한번의 결정적 찬스에 2득점, 결승점을 뽑았다. 마운드에선 문동주의 6이닝 7K 무실점 '금빛 호투'가 빛났다.
최지민-박영현의 계투도 깔끔했다. 고우석이 1사 1,2루 위기를 맞이했지만, 마지막을 병살타로 장식했다.
경기 후 만난 문동주는 지난 대만과의 1차전(10월2일)과의 비교, 하이패스트볼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데 대해 "한번 해봤으니까 오늘은 준비를 더 잘했다. 전력분석 준비도 좋았다. 감독님 코치님 (김)형준이형 모두의 준비가 오늘 제 결과로 나타난 것 같다.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청종저에게 3안타를 맞은데 대해 "너무 잘쳤다.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웃었다. 적시타를 맞았던 린안커와의 승부에 대해서는 "실투였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따로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던대로 똑같이 던졌다"고 덧붙였다. 또 "위기에선 항상 똑같다. 점수를 주지 않으려고 한다. 첫 경기엔 그 마음가짐이 부족했고, 오늘은 더 간절했다"고 강조했다.
뜨거운 포효에 대해서는 "나도 모르게 나왔다. 그렇게 표현할 거란 생각도 못해봤다. 그런 스타일도 아니다"라며 "정말 간절해서 그랬던 거 같다"고 했다. 전광판 기준 163㎞ 직구가 나온데 대해서는 "그 정도는 아닌 거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나갈 때마다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건 선발투수라서다. 우리 팀이 승부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한다. 첫경기때는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더 응원했고, 이번 경기에 팀에 더 도움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생애 첫 성인 국가대표에서 금메달을 땄다. 문동주의 아버지 문준흠씨는 해머 국가대표 코치를 지냈다. 문동주는 "어릴 부터 항상 입에 달고 다닌 소리였는데, 어릴 때 아빠가 아시안게임 코치로 갔다 오면서 제가 그때부터 금메달에 대한 꿈을 꿨다. 이룰 수 있게 돼서 너무 좋다"며 기뻐했다.
"가족들 팀 선배들 감독님 코치님 제 지인들도 모두 보고 있었을 거다. 또 kbo 팬분들 한화 팬분들까지, 모두 앞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분 좋다."
항저우(중국)=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