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만리장성은 높았다. 세계 1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소희(인천국제공항)-백하나(MG새마을금고)는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중국의 천칭천-자이판과의 항저우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복식 결승전에서 세트 점수 0대2(18-21, 17-21)로 패했다. 한국 여자복식은 2002년 부산 대회 라경민-이경원 이후 21년 만에 정상을 탈환을 정조준했다. 그러나 파이널 무대에서 고개를 숙였다.
세계랭킹 2위 이소희-백하나는 2002년 부산 대회 라경민-이경원 이후 21년 만에 이 부문 결승에 올랐다. 마지막 상대는 세계랭킹 1위 천칭천-자이판이었다. 통산 전적에선 한국이 2승3패로 열세였다. 하지만 이소희-백하나의 최근 페이스는 매우 고무적이었다. 인도네시아오픈, 말레이시아 마스터스, 독일오픈에서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날 경기는 당초 예정 시각보다 두 시간여 늦게 시작했다. 앞서 열린 혼합복식, 남자복식, 남자단식 경기가 늦게 끝난 탓이다. 여기에 각 종목 시상식까지 마친 뒤 다음 경기를 치러야했기에 경기 시간이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1세트의 문이 열렸다. 한국이 기선을 제압했다. 중국보다 빨리 11점에 도달했다. 하지만 세계랭킹 1위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매섭게 추격하는 힘을 발휘했다. 결국 한국은 12-12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두 팀은 점수를 주고 받으며 팽팽하게 맞섰다. 한국이 14-14 상황에서 2포인트를 챙겼다. 중국이 곧바로 3점을 내며 역전했다. 한국도 곧바로 따라잡으며 다시금 동점을 만들었다. 쫓고쫓기는 추격전 끝 중국이 웃었다. 한국이 18-21로 밀렸다. 1세트 경기 시간은 무려 40분이었다. 이날 단일 세트 중 가장 긴 '플레잉 타임'이었다.
두 번째 세트의 문이 열렸다. 한국이 집중력을 발휘했다. 연달아 포인트를 쌓으며 점수 차를 벌렸다. 10-3까지 달아났다. 중국의 추격이 무서웠다. 연달아 포인트를 냈다. 챌린지를 통해 오심을 잡아내기도 했다. 한국은 한때 10-8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기나긴 랠리 끝 11포인트 고지를 먼저 잡았다.
브레이크 타임 뒤 중국이 힘을 냈다. 순식간에 포인트를 쌓으며 12-11로 역전했다. 한국도 추격에 나섰다. 하지만 중국은 리드를 쉽게 내주지 않았다. 결국 한국은 승패를 뒤집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항저우(중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