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한국, 스포츠맨십을 좀 가질 수 없나?"
중국 네티즌들이 태극전사들을 향해 황당한 비난을 하고 있다.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일(한국시각) '중국 농구 팬들이 8강에서 한국을 상대로 승리한 뒤 뻔뻔한 한국 선수에 폭발했다'고 보도했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3일 오후 1시(이하 한국시각)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중국과의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농구 8강전에서 70대84로 패했다. 한국은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무려 17년 만에 '노메달' 굴욕을 맛봤다. 한국은 1954년 마닐라 대회부터 아시안게임 농구 종목에 출전했다. 4강 진출에 실패한 것은 종전까지 2006년 딱 한 번 뿐이었다. 메달을 따지 못한 것도 1958년 도쿄 대회 이후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한국은 17년 만에 불명예 기록을 작성했다.
경기 중 선수들 사이에 신경전이 있었다. 3쿼터 종료 2분49초 전이었다. 중국의 자오 즈웨이가 전성현의 돌파를 막기 위해 팔을 꼈다. 선수들이 한 곳에 엉켰다. 심판은 3~4분 고민한 끝에 전성현과 자오 즈웨이 모두에게 U-파울을 줬다. 과열 양상 속 3쿼터가 45-66으로 막을 내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팬들을 가장 열광시킨 것은 3쿼터의 분쟁이었다. 이 싸움은 자오 즈웨이의 팔이 전성현에 잡히면서 몸싸움을 벌일 때 촉발됐다. 두 선수가 모두 달려들어 몸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였다. 파행을 빚었다'고 했다.
이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 SNS 웨이보 등을 통해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볼 때마다 짜증이 난다. 당신은 스포츠맨십을 좀 가질 수 없나', '뻔뻔한 행동이었다', '한국은 종목을 불문하고 정말 더럽게 플레이한다'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한국 선수들은 스포츠맨십 부족으로 항저우에서 주목 받고 있다. 테니스 스타 권순우는 패배 뒤 라켓을 부쉈다. 태국 선수와 악수를 거부했다. 유도의 이혜경은 상대의 뺨을 때려 실격됐다'며 한국 선수단과 관련된 논란을 다시 들춰냈다.
권순우는 지난달 25일 테니스 남자단식 2회전서 카시디트 삼레즈(태국)에 1-2(3-6 7-5 4-6)로 패했다. 삼레즈는 랭킹 636위로 거의 무명에 가깝다. 권순우는 패배가 확정된 뒤 손에 쥔 라켓을 바닥에 강하게 내리쳐 부쉈다. 이후 라켓으로 의자를 때리고, 짐을 챙기다가 다시 라켓을 집어 들어 코트에 내리쳤다. 심지어 삼레즈의 악수 요청에 눈길도 주지 않고 거부했다. '신사의 스포츠'라는 테니스 코트 위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폭력적인 행동에 비매너까지 보여 논란은 빠르게 확산했다. 권순우는 상대 선수를 찾아가 사과, 자필문 사과 등으로 고개를 숙였다.
유도 여자 48㎏급의 이혜경(광주도시철도공사)은 카자흐스탄 아비바 아부자키노바와 준결승에서 지도 3개를 받았다. 반칙패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대한유도회 관계자는 "이혜경은 도복을 잡는 과정에서 상대 선수 얼굴을 고의로 가격했다는 판정을 받았다. 유도 정신에 위배되는 금지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동메달 결정전 참가 자격을 박탈당했다"고 했다.
해당 기사에도 "전형적인 한국인(선수)들의 모습. 놀랍지도 않다" 등의 비판 및 조롱 댓글이 달렸다. 중국팬들이 평소 한국 선수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금은 엿볼 수 있다.
항저우(중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