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루수 골든글러브를 받은 2루수가 외야수에 1루수로서 가능성을 모색한다. 최근 출전 기회가 줄어든 정은원(23)이 1루수 수비 훈련을 시작했다. 1~2일 대전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경기에 앞서 수비 훈련 때 1루수로 들어갔다.
정은원의 타격능력을 살리고 활용하기 위한 조치다.
최원호 감독은 "헛스윙 비율이 높거나 삼진 비율이 높은 선수는 아무래도 기복이 심하다. 계속해서 큰 것을 치기 어렵다면 컨택트가 좋은 타자가 나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정은원에게 1루수 수비를 시켜보고 있다"고 했다.
3위 NC를 상대로 깜짝 2연승을 올렸지만, 한화 타선은 KBO리그 최약체다. 팀 타율 2할4푼1리를 기록중인데, 시즌 내내 바닥을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 노시환이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가고 김태연이 부상으로 시즌아웃된 후 악전고투를 했다.
최 감독은 "이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하면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공격력 강화를 위한 고민끝에 나온 구상이다. 정은원이 다른 수비 위치에서 순조롭게 적응한다면 주전 1루수, 외야수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공격 옵션을 손에 쥐게 된다.
최 감독은 앞서 마무리 훈련 때 정은원에게 외야수 수비 훈련을 시켜보겠다고 밝혔다.
최윤석 한화 수비코치는 "기본적인 움직임, 포구는 괜찮다. 원래 포지션이 아니기 때문에 1루 베이스 커버나 상황에 따른 포메이션 이동은 경기에 출전해 하는 걸 체크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고졸 신인 내야수 문현빈(19)이 입단하면서 변화가 몰아쳤다. 전반기까지 정은원이 확고한 주전 2루수였다. 백업 2루수 문현빈이 중견수로 이동했다.
문현빈이 익숙하지 않은 외야 수비에 허점을 드러내고, 정은원의 타격 부진이 이어지면서 2차 변화가 생겼다. 문현빈이 사실상 정은원을 밀어내고 주전 2루수로 자리잡았다.
9월 24일 LG 트윈스전에 6번-2루수로 나선 정은원은 이후 6경기 연속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9월 27일 삼성 라이온즈와 더블헤더 1차전과 9월 29일 롯데 자이언츠전에 대타로 나서 삼진으로 돌아섰다. NC와 2연전 땐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다.
문현빈은 NC와 2경기에 2번-2루수로 나가 5안타 3타점 4득점을 올렸다. 1일 경기에선 1회 선제 적시타, 7회 결승타를 때렸다. 고졸 신인선수로는 7번째로 프로 첫해에 100안타를 넘겼다. 팀 레전드 김태균도 못한 기록이다. 그는 2일 NC전까지 127경기에서 2할5푼7리(393타수 101안타) 4홈런 44타점을 기록했다.
정은원은 올 시즌 비FA 야수로는 팀 내 최고연봉자다. 지난 겨울 2720만원(14.3%) 인상된 2억1800만원에 재계약했다. 기대가 컸는데 부응하지 못했다. 114경기에서 타율 2할2푼4리(382타수 88안타), 2홈런, 30타점. 2할7푼4리(508타수 139안타), 8홈런, 49타점을 올린 지난 해보다 성적이 많이 떨어졌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