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극성맞은 '자여우'(加油·힘내라) 응원 소리에도 '태극궁사'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3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남녀 개인전 8강, 4강전이 잇따라 진행됐다.
중국 선수가 사로에 설 때면 관중석의 홈 팬들이 목이 터지라고 '자여우'를 외치고 선수 이름을 부르며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국제대회 양궁장에서 응원전이 펼쳐지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다만,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종목인 만큼, 어느 정도는 '선'을 지키는데, 중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중국 팬들이 내지르는 응원 소리는 유독 크다.
이번 대회에서도 양궁장에서는 '자여우' 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경기가 준결승전으로 접어들자 관중석의 한국인들도 지지 않겠다는 듯 태극궁사들을 응원하고 나섰다.
준결승전에서 '한중전' 대진이 3개나 성사된 터였다.
여자 개인전에서 임시현(한국체대)이 리자만과, 안산(광주여대)이 하이리간과 대결했다. 남자 개인전에서는 이우석(코오롱)이 치샹서우를 상대했다.
임시현과 안산이 잇따라 승전고를 울리면서 '자여우' 소리는 작아졌고, '대한민국'만 들렸다.
하지만 이우석이 치샹서우에게 패하자 다시 중국 팬들의 응원 소리가 압도했다.
처음 국제 종합대회에 나선 여자 대표팀 '막내' 임시현(한국체대)은 중국 팬들의 극성맞은 응원을 신기해했다.
임시현은 "월드컵이나 파이널 대회에 나가면 많은 관중 사이에서 경기하게 되는 일이 많은데, 이번처럼 중국 선수에게만 이렇게 환호하는 분위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어느덧 '베테랑'이 된 안산은 "관중석이 위쪽에 설치돼 있고 목소리가 (위쪽으로) 많이 퍼져서 생각보다는 크게 안 들리는 것 같다. 마음 편하게 쐈다"고 말했다.
여자 대표팀 김원섭 코치는 취재진에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김 코치는 "여기는 중국 팬들 치고 응원 소리가 그렇게 크지 않은 편"이라면서 "신경 쓸 정도가 아니다"며 웃었다.
중국은 이번 대회 컴파운드에는 출전하지 않는다.
한국과 중국은 리커브 여자 단체전과 혼성전 결승에서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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