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4강전에서 중국에 56점 차로 진 북한이 경기 후 기자회견을 사양했다.
전날 33년 만의 아시안게임 탁구 결승 '남북 대결'에서 패한 후 회견장에 나타나지 않은 데 이어 이틀 연속 기자회견 불참 사례가 나왔다.
북한 여자 농구대표팀은 3일 오후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4강전에서 중국에 44-100으로 크게 졌다.
이번 대회 농구 종목에서는 경기에 패한 팀 감독, 선수가 먼저 회견장을 찾아 소감을 밝힌다.
그런데 정해진 시간이 돼도 북한의 정성심 감독이 나타나지 않았고, 7분 정도가 더 흐른 후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북한의 기자회견은 없다"고 구두로 공지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우리나라 취재진과 만난 북한 선수들도 침묵을 지킨 채 라커룸으로 향했다.
북한은 전날 탁구 종목에서도 조직위가 주최하는 공식 기자회견에 불참했다. 당시 조직위는 기자회견 시작과 함께 "조선팀 선수는 불참합니다"라고 알렸다.
전날 북한의 차수영-박수경 조는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탁구 여자 복식 결승에서 우리나라의 신유빈-전지희 조에 패해 금메달을 놓쳤다.
이는 1990년 베이징 대회 남자 단체전 이후 아시안게임에서 33년 만에 펼쳐진 남북 탁구 결승전이었다.
이날 북한 여자농구 대표팀은 신장 205㎝의 2003년생 센터 박진아가 뛰지 않은 가운데 중국의 장신 선수들에게 밀려 고전했다.
리바운드 25개를 잡은 북한은 중국에 무려 52개를 내줬다.
2m의 센터 리웨루에게만 25점 15리바운드를 헌납했다.
결승 진출에 실패한 북한은 동메달 결정전으로 향했다.
뒤이어 열리는 여자농구 4강 두 번째 경기에서 우리나라가 일본에 지면 북한과 동메달을 두고 일전을 펼치게 된다.
여자 농구가 처음으로 도입된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 이후 남북이 메달을 놓고 격돌한 적은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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