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류중일호가 출항한다. 연이은 국제대회 참사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
아시안게임 4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야구 대표팀은 1일 중국 샤오싱 야구소프트볼 문화체육센터에서 조별리그 B조 홍콩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 한국의 첫 경기다.
9년전 인천 대회 우승을 이끌었던 류중일 감독이 다시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선수 구성은 그때와는 사뭇 다르다.
30세 이상의 선수가 한명도 없다. 대표팀 최고참은 박세웅(28), 야수 최고참은 최지훈 최원준(26)이다. 역대 최초로 고교 선수 장현석(19)도 포함됐다. 나머지 선수들은 연령(만 25세 이하) 또는 연차(입단 4년차 이하)를 제한해 선발했다.
24명의 평균연령이 무려 23세다. 무엇보다 이중 무려 19명이 아직 병역을 수행하지 않은 '미필' 선수다. 금메달을 향한 동기부여만큼은 단연 역대 최고다.
한국은 홍콩, 대만, 태국과 함께 조별리그 B조에 속해있다. 1일 홍콩을 시작으로 2일 대만, 3일 태국과 경기를 치른다. A조는 일본과 중국, 필리핀, 라오스로 구성됐다.
변수가 될 수 있었던 낮경기는 다행히 예선을 뚫은 태국전 뿐이다. 홍콩전과 대만전은 현지시간 오후 6시30분 경기다. 한국은 물론 대만 대표팀도 이를 겨냥해 이틀간 오후 5~7시에 현지적응 훈련을 진행했다.
조별 상위 2개팀이 슈퍼라운드에 진출한다. A조는 일본과 중국, B조는 한국과 대만의 진출이 유력하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 때 처음 야구가 정식 종목이 된 이후, 아시안게임 톱4를 독식해온 네 팀이다.
조별리그 성적에 슈퍼라운드에서 반대편 조 2팀과의 성적을 더해 최종 순위를 가린다. 상위 2개 팀이 결승전, 하위 2개팀이 3,4위전을 치르게 된다. 조별리그 B조 한국-대만전이 사실상의 준결승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한국은 2006년 도하 참사 이후 절치부심,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를 모두 제패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4연패에 도전한다.
한국 야구는 2006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을 시작으로 중흥기를 맞았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 WBC 준우승은 그 절정이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WBC에서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도쿄올림픽에서는 충격의 노메달(4위)에 그쳤다. 이번 항저우아시안게임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이뤄내야 한다.
이번 대회는 선발투수를 예고하지 않는다. 앞서 대만전에 대해 류중일 감독은 문동주와 곽빈 중 한명이 선발로 출격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홍콩전의 경우 박세웅과 원태인 중 한명이 유력하다.
경기 전날 우완, 좌완 선발 여부를 알려주는 '신사협정'이 있다.
지난 국군체육부대(상무)와의 연습경기 당시 한국은 좌타자 7명(김혜성 최지훈 강백호 문보경 박성한 최원준 김성윤)이 들어간 라인업으로 임했다. 우타자는 노시환 김형준 2명 뿐이었다. 우타 외야수 윤동희, 스위치히터 김주원의 활용 타이밍이 중요한 이유다.
항저우(중국)=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