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허 찌른 조수행 '기습번트'·프로 18년 차 김현수 '번뜩인 판단', 장군멍군 잠실 라이벌

by

[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그걸 바로 안 잡으시네' 상대의 허를 찌른 기습 번트 후 베이스를 향해 몸을 날렸던 두산 조수행이 LG 1루수 김현수의 번뜩이는 타구 판단으로 인해 파울로 선언되자 손뼉을 치며 아쉬워했다.



빠른 발과 순간적인 야구 센스 하면 KBO리그 야수 중에서도 손꼽히는 조수행의 기습 번트에 베테랑 김현수가 완벽히 대처하며 위기를 넘겼다.



한 지붕 두 가족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린 30일 잠실구장. 추석 연휴를 맞아 이날 잠실구장은 매진을 기록했다. 3회초 박해민의 솔로포 LG가 앞서나가자, 두산이 3회말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선두타자 김재호가 볼넷으로 출루하는 데 성공했다. 무사 1루 타석에 들어선 조수행은 1B 1S서 3구째 138km 몸쪽 슬라이더가 들어오자 기습 번트를 댔다. 1루 방향으로 정확히 번트를 댄 조수행은 베이스를 향해 전력 질주했다. 1루수 김현수가 타구 처리를 위해 달려 나온 순간 조수행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베이스를 먼저 터치했다.



1루수 김현수가 번트 타구를 곧바로 집어 들었으면 조수행의 기습 번트 성공으로 무사 1,2루 찬스를 만들 수 있었던 상황. 베테랑 김현수의 번뜩이는 상황 판단이 빛났다. 기습 번트 직후 수비를 위해 달려 나온 1루수 김현수는 미트를 가져다 대려다 급히 거둬들였다. 타구 방향이 선상 밖으로 흘러 나가는 것을 짧은 순간 파악한 김현수는 끝까지 볼에 집중했다.

계속 굴러가던 조수행의 번트 타구를 따라 달리던 김현수는 선상 밖으로 볼이 흐른 순간 재빨리 잡은 뒤 1루심을 바라봤다. 결과는 파울. 회심의 기습 번트 후 이미 몸을 날려 1루 베이스에 도착해 있던 조수행은 1루수 김현수의 노련한 수비에 손뼉을 치며 아쉬워했다. 결국 다시 타석으로 돌아가야 했던 조수행은 이어진 승부에서 삼진을 당했다.



상대의 허를 찌른 조수행의 기습번트가 장군이었다면 1루수 김현수의 번뜩이는 상황 판단은 멍군이었다.



기습 번트 안타로 3회 동점 찬스를 만들뻔했던 조수행을 다시 타석으로 돌려보낸 1루수 김현수의 좋은 수비. 전문 1루수는 아니었지만, 프로 18년 차 베테랑의 경험은 위기의 순간 빛났다.



4회 양석환의 솔로포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든 두산. 5회 선두타자 조수행이 볼넷 출루한 뒤 2루를 훔치며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김인태의 2루 땅볼 때 3루까지 진루한 조수행은 2사 1,3루서 양석환 타석 때 바뀐 투수 LG 박명근의 폭투가 나오자 홈을 밟으며 역전 득점을 올렸다.



역전에 성공한 두산은 4시간 4분 혈투 끝 3대1로 승리를 거두며 3위 NC를 2.5 경기 차까지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