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을 하면서 돈을 아끼며 옷을 입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친구에게 지적했다가 되레 '천사병'에 걸렸냐는 말을 들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5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저는 친구가 진상 같은데 친구는 저한테 천사병 걸렸냐고 하네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추석 때 남자친구의 부모님을 뵙기로 해서 쇼핑몰에서 정장 스타일의 옷을 사려고 했다."라며 "비싸서 고민을 하고 있었더니 친구가 자기만의 '팁'을 알려주겠다고 하더라."며 말문을 열었다.
A씨 친구는 "추석 전에 배송이 오면 반품 신청해도 택배 기사가 못와서 추석 내내 옷을 입을 수 있다. 오자마자 반품을 눌러놓고 계속 입다가 추석 끝나자 마자 반품해라."며 "작은 온라인 쇼핑몰은 무조건 반품해줘야 하고, 택도 없어 반품이 가능하다. 실밥 같은 것을 살짝 빼면 반품비도 무료다. 안해준다고 하면 소비자원에 신고한다고 해라"고 설명했다.
이에 A씨는 "입던 것을 어떻게 반품하냐. 일부러 옷 실밥을 빼는 것은 선 넘은 행동이다"라고 지적하자, 친구는 "돈 낭비하지 말고 그렇게 해라. 결혼식 갈 때 입은 트위드 자켓 모두 그렇게 했다. 조심해서 입으면 되고 작은 곳은 녹화도 안해 원래 오염이 있었다고 우기면 다 해준다."라며 "돈도 없다면서 왜이렇게 사치를 부리냐."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A씨가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자 친구는 "돈 타령하며 천사병 걸려 사장들 신경쓸 바에 주머니 사정이나 챙겨라. 왜이렇게 답답하게 사냐."라고 했다.
이어 A씨 친구는 "다들 이렇게 사는데 꼭 내가 나쁜 사람 같다는 식으로 말한다. 기분이 나쁘다."라며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니다. 쇼핑몰에서 반품해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내 권리다. 소비자보호법이다."라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친구의 조언에 대해 A씨는 "나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간다. 입어보고 안맞아서 반품한 적은 있어도 입던 것을 어떻게 반품하냐."라며 "다들 그렇게 사는데 내가 정말로 천사병에 걸린 것이냐. 평소에 밥도 잘 사던 친구인데 친구가 조금 다르게 보인다."라고 전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기본적인 도덕성 문제다. 어떻게 자기 양심을 팔아 저런 짓을 할 수 있냐.", "저런 저급한 마인드에 일말의 죄책감도 없냐.", "친구가 거지병에 걸린 것 같다. 멀리해라.", "천사병이 아니라 기본이고 당연한 것이다."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황수빈 기자 sbviix@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