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클라스 여전, 움직임은 글쎄'…기대와 우려가 공존한 이강인의 '첫 35분'

by

[진화(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황선홍호에 좀 늦게 합류한 이강인(22·파리생제르맹)이 아시안게임 무대에 첫선을 보였다. 24일 중국 저장성 진화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항저우아시안게임 조별리그 E조 3차전에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교체되기까지 35분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며 기대감과 함께 약간의 우려도 남겼다.

이강인은 이날 4-2-3-1 포메이션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황선홍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감독의 선택은 '센터-강인'이었다. 측면에 정우영(24·슈투트가르트) 엄원상(24·울산) 등 측면 공격 자원이 포화인 대표팀 구성상 이강인의 재능과 능력을 극대화할 자리로 고민 끝에 중앙을 택한 것이다. 이날 경기에선 정우영과 안재준(24·부천)이 양 날개를 도맡고, 조영욱(24·김천)이 최전방에 포진했다. 홍현석(24·헨트)과 정호연(23·광주)이 중원에서 이강인의 뒤를 받쳤다.

유럽챔피언스리그와 같은 큰 무대를 누비다 FIFA 비공인대회인 아시안게임에서 뛴다는 이유로 아시안게임의 '사기 캐릭터'로 불리는 이강인은 경기 시작 3분만에 두 번의 드리블로 두 번의 파울을 얻어내며 주목을 확 끌었다. 바레인은 쉽게 만나보지 못한 유형, 레벨을 지닌 이강인의 방향 전환에 번번이 속았다. 정우영이 전반 2분 이강인이 위험지역에서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오른발로 골문 구석을 노려봤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이강인은 9분 상대 진영 가운데 부근에서 우측으로 돌파를 한 뒤, 다시 갑자기 방향을 가운데 방향으로 틀어 마크맨을 벗겨낸 뒤 반대편으로 횡패스를 찔렀다. 유럽 빅리거다운 클라스 넘치는 모습을 지켜본 관중석에선 일제히 함성을 내질렀다.

이강인은 전반 중반부턴 좌측으로 서서히 무대를 옮겼다. 32분 박규현이 건넨 패스를 잡아두지 않고 '노룩 논스톱 패스'로 좌측에서 수비 뒷공간을 향해 달려가는 정우영에게 완벽한 기회를 내줬다. 정우영이 문전으로 띄운 크로스를 조영욱이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키퍼에 막히며 '작품'은 '미완성'으로 끝났다.

우려도 존재했다. 이강인은 컨디션이 아직 정상이 아닌지 움직임이 활발하지 않았다. 스프린트는 없었고, 걸어다니는 모습도 심심찮게 포착했다. 소속팀 마요르카, 파리생제르맹과 지난 6월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보여준 '활발한 이강인'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유는 있다. 이강인은 8월말 허벅지 부상을 당해 지난 20일 도르트문트와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르기까지 한 달쯤 결장했다. 이제 막 경기 체력을 끌어올리는 단계다. 전반 35분만 뛰고 고영준(포항)과 조기에 교체된 이유다. 한국은 27일 키르기스스탄과 16강전을 치러야 한다. 이강인이 90분 체력이 될 때까지 기다릴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 단판 토너먼트에선 변수가 산재했다.

이강인이 빠진 대표팀은 후반 3골을 몰아치며 16득점 무실점 3전 전승의 완벽한 기록으로 조별리그를 마무리했다. 후반 16분 이한범(미트윌란)이 헤더로 결승골을 갈랐고, 교체투입한 주장 백승호(전북)가 29분 날카로운 오른발 중거리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39분엔 고영준이 자신의 아시안게임 첫 골을 쐈다. 이강인을 비롯한 선수들은 이날 경기장을 찾은 수많은 한국 팬들에게 특별한 승리를 선물했다. 한국의 3연패를 향한 발걸음은 무척 가볍다. 진화(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