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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구기종목 첫우승,그날의 감격" 사라예보50주년 이에리사배 탁구,美오렌지카운티서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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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예보 우승 50주년, 탁구를 통해 제가 받은 사랑을 국민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사라예보 세계제패 50주년을 맞아 태평양 건너 미국 오렌지카운티에서 이에리사배 탁구대회가 열렸다. 지난 16일 '원조 탁구여제' 이에리사 전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재미대한오렌지카운티탁구협회 주관, 정성수 탁구클럽 주최로 열린 대회에는 120여 명의 현지 탁구클럽 동호인 에이스들이 나서 평소 갈고 닦은 기량을 겨뤘다. 이 자리엔 정주현 재미대한체육회장, 권 정 재미대한탁구협회장, 전영문 전 재미대한 탁구협회장, 홍 진 재미대한 LA 탁구협회장, 최재석 재미대한 오렌지카운티 체육회장, 탁구 국가대표 출신 최수경 전 재미대한 LA탁구협회장, 김석만 코치 등 재미 체육인, 탁구인들이 총집결해 그날의 쾌거를 기념하고 축하했다.

이 의원은 대한민국 스포츠의 새 길을 열어온 자타공인 '레전드'다. 1973년 정현숙, 박미라, 김순옥, 나인숙 등과 함께 나선 사라예보세계탁구선수권 단체전에서 구기 종목 최초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 의원은 당시 19세의 나이로 단체전 단식에서 19전승을 기록하며 중국, 일본을 꺾고 정상에 섰다. 1969년 제23회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 여자단식에서 중학교 3학년, 15세에 우승하며 역사를 썼고, 이후 1975년까지 무려 7연패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있는 대기록이다. 선수 은퇴 이후엔 여자탁구 국가대표 감독, 용인대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며 여성 체육인 첫 태릉선수촌장, 첫 국회의원을 역임했고, 2017년 이에리사휴먼스포츠를 설립해 선후배들과 함께 국민들을 위해 스포츠의 가치를 나누는 일을 이어가고 있다.

사라예보 우승 50주년을 맞는 올해, 이 의원의 묵묵하되 또렷한 행보는 체육계에 잔잔한 울림이 되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달 이에리사배 주니어탁구대회를 통해 탁구를 즐기는 어린 초·중학생들을 직접 격려한 데 이어, 지난 9일 평창서 열린 아시아탁구선수권 현장을 찾아 한국중고탁구연맹에 1억원의 장학기금을 기탁했다. "중학교 3학년 때 종합선수권 단식에서 우승하면서 내 탁구가 시작됐다. 그 초심을 기억하면서 중고연맹 후배들을 위해 기부하고 싶었다. 세계를 제패한 현정화, 양영자, 유남규, 유승민 모두 그랬듯 중·고등학교 때 톱클래스 선수가 나와야 한다. 중고 선수들의 사기를 올려주고 싶다. '너희들 충분히 할 수 있다. 힘내라'는 뜻"이라며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레전드 선배의 1억원 기부는 탁구계뿐만 아니라 체육계에서도 보기 드문 일이다.

이 의원은 이어 이날 사라예보 대회 50년 만에 미국 LA 오렌지카운티를 방문, 탁구를 사랑하는 재미동포들, 선후배들과 함께 사라예보 우승 순간을 기억하고 기념했다. 이 의원은 "2010년 호주를 시작으로 미국 동부, 괌, 뉴질랜드에서 열린 해외 이에리사배 탁구대회를 올해는 특별히 미국 대표도시 오렌지카운티에서 열게 됐다"면서 "1973년 제32회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 우승 50주년을 기념해 특별히 개최되는 대회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개인적으로 의미가 크고 소중한 시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50년 전 사라예보에서 중국, 일본을 꺾고 19전승으로 울린 승전보는 생계를 위해 매일을 힘겹게 살아가던 국민들에게 자긍심, 긍지, 희망을 주는 힘이 됐다"면서 "이제 50년 동안 국민께 받은 사랑을 나눠야할 때다. 이에리사휴먼스포츠라는 비영리단체를 설립해 탁구를 통해 제가 받은 사랑과 배웠던 지혜를 세상과 나누는 일을 하고 있다. 오늘 이 시간도 그 소중한 발걸음이 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외국에 나가면 모두가 국가대표라는 말처럼 먼 타지에서 탁구를 통해 교류의 장을 넓히고, 서로의 희로애락을 같이 하는 한인 공동체로서 굳건히 자리하고 있는 여러분이야말로 모두가 국가대표"라며 재미 탁구인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했다.

이 자리에서 권 정 재미대한탁구협회장은 이에리사휴먼스포츠에 후원금을 전달하며 좋은 뜻에 함께한다는 마음을 전했다. "사라예보 우승 50주년을 기념해 이에리사배 탁구대회를 주최해주신 정성수탁구클럽에 감사한다"면서 "오렌지카운티 탁구협회는 지난 뉴욕체전에서 놀라운 실력으로 많은 부문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사라예보 우승 50주년을 기념하며 더 화합하는 분위기 속에서 승부보다는 우정을 나누고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즐기는 멋진 잔치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홍 진 재미대한LA탁구협회장 역시 "사라예보 우승이 벌써 50주년이 됐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우리 선수들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옆에서 지켜봤었다. 50년 전 그때를 생각하며 추억을 들춰보는 계기가 됐다. 이 대회가 고국과의 교류, 지역간의 교류가 여러 단체를 발전시키는 기회가 되길, 탁구인들의 화합, 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