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엔제 볼' 신드롬, EPL 사상 가장 늦은 시간 역전승 →57년 만의 새 역사→50경기 연속 무패…SON도 인정한 용병술

by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엔제 볼' 신드롬이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향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의 'BBC'는 17일(이하 한국시각) '98분까지 뒤진 토트넘의 반전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늦은 시간 나온 역전승이다'고 보도할 정도로 극적이었다.

토트넘은 16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에서 파상공세에도 좀처럼 골문을 열지 못했다. 설상가상, 셰필드에 선제골도 허용했다. 구스타보 하머가 후반 28분 토트넘의 골네트를 갈랐다.

정규시간은 후반 45분에서 멈췄다. 그 흐름은 계속됐다. 지난 시즌의 토트넘이라면 여기서 끝이었다. 달라졌다.

토트넘은 후반 53분 교체투입된 히샬리송이 헤더로 승부를 원점을 돌렸다. 그리고 2분 뒤 히샬리송의 패스를 받은 데얀 쿨루셉스키가 결승골을 작렬시켰다.

새 역사였다. 4연승을 질주한 토트넘이 개막 후 5경기에서 승점 13점(4승1무)을 기록한 것은 1966~1967시즌 이후 57년 만이다. 토트넘은 맨시티(승점 15·5승)에 2위 자리도 유지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날 승리로 일본 요코하마 마리노스, 스코틀랜드 셀틱 시절을 포함해 정규리그 통산 홈 50경기 연속 무패도 달성했다. 그는 "오늘 꽤 많은 일이 있었다. 훌륭한 결말은 축구적인 측면도 있지만 선수단 내부의 정신과 성격, 회복력을 구축하려는 노력이 수반돼야 하는데 오늘 그것을 보여줬다. 우린 역경에 맞서야 하고 그것을 극복할 때마다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화제의 중심은 단연 히샬리송이다. 그는 A매치 기간 브라질대표팀에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포착됐다. 골침묵의 아픔이었다.

히샬리송은 브라질의 '우 글르부'와의 인터뷰에선 "지난 5개월 동안 경기장 밖에서 격동의 시간을 보냈다. 이제 집은 좀 안정됐다. 내 돈만 눈여겨보던 사람들이 더 이상 내 곁에 없다"며 "이제 모든 일이 순조롭게 흘러갈 것이고 나는 토트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다시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난 영국으로 돌아가서 정신을 강화하기 위해 심리학자에게 심리적 도움을 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여름 이적료 6000만파운드(약 990억원)에 에버턴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EPL에서 단 1골에 그쳤다. 히샬리송은 이어 올 시즌 EPL 첫 골, 토트넘 통산 2호골을 터트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히샬리송은 정말 대단했다. 난 경기 전 그에게 아무말도 안했다. 때로는 삶의 특정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그것을 다른 영역으로 보내게 된다. 하지만 축구는 그가 통제할 수 있다. 히샬리송은 매일 훈련에 열심히 임했고 오늘 보상을 받았다"며 "나는 선수들이 이 공간에 편안하게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히샬리송에게 백만 가지 질문을 하거나 내가 잘 모르는 것에 대해 조언해 그를 압도하고 싶지 않다. 그 부분은 선수단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다. 마지막에 동료들이 그를 위해 얼마나 행복해하는지 보셨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홈 50경기 연속 무패에선 홈팬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난 지난 세 클럽에서 운이 좋았다. 일본에서도 3만~4만이 있었고, 셀틱에서는 매경기 매진됐다.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면 팀에 정말 도움이 된다. 홈에서 강하면 클럽으로서도 큰 도움이다. 그 부분이 내가 자랑스러워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손흥민도 반색했다. 그는 히샬리송이 맹활약하자 가장 기뻐했다.

그는 "내가 골 넣었을 때보다 더 기분이 좋았다. 사실 히샬리송이 저번 주부터 상당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들었다. 그래서 더 마음이 많이 쓰였다. 진짜 너무 힘들었을 것 같고 좀 그거를 어떻게 하면 더 도와줄 수 있었을까를 더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이 친구가 참 능력이 많은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불운했다. 여러가지 폼 저하 등으로 경기력이 좋지 않은 것에 대해서 자기를 자책하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나도 그런 경험을 해본 사람으로서 얼마나 힘들지도, 마음속으로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이 친구가 오늘 경기로 인해서 좀 더 단단한 모습 그리고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팀한테도 정말 필요한 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히샬리송이 이걸 해내서 또 선수들도 분명 그 친구만큼 기뻐했다. 그 친구도 엄청 많이 기뻐했다. 이런 것들이 앞으로 더 좋아진다면 팀한테도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고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 35분 손흥민, 마노르 솔로몬, 파페 사르 대신 히샬리송, 브레넌 존슨, 이반 페리시치를 투입했다. 손흥민은 '예전에 팀의 경기력이 좋지 않았을 때는 이런 경기에서 결국 지고 말았다. 오늘은 이겼다. 예전과 차이점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하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오늘 경기도 감독님께서 좋은 용병술을 선택했다. 경기가 뒤로 가면 갈수록 더 빡세게 움직이는 선수가 필요했고, 여기서 히샬리송이 나보다는 거기에 더 장점을 가지고 있는 선수이기에 감독님이 그런 선택을 했다. 경기를 하는 것은 경기장 안에서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하는 것들이기에 이런 승리로 인해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지는 것 같다. 팀을 다시 한 번 더 타이트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경기였다"고 대답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