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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우천 70분→8:3' 고우석 8회 2,3루 김강민-추신수 8구 연속 155㎞ 직구 승부 위기 탈출. LG 3연승. SSG 4연패→6위 추락 어쩌나[잠실 DH1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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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1시간 10분의 우천 브레이크 타임이 경기를 바꿨다. LG 트윈스가 3연승을 달리며 1위 독주 체제를 굳혀갔다.

LG는 17일 잠실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서 우천 중단 후 속개된 6회말 3점을 뽑아 역전해 8대3으로 승리했다.

3연승을 달린 LG는 73승2무47패로 승률 6할8리로 유일한 6할대 승률팀으로 1위를 달렸다. 이날 한화 이글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을 승리한 2위 KT 위즈와의 승차 6게임도 그대로 유지했다.

반면 SSG는 비의 심술에 투구수 79개에 불과한 에이스 김광현을 내릴 수밖에 없었고, 불펜이 LG 타선을 막아내지 못해 결국 4연패에 빠졌다. 5강 경쟁팀인 두산 베어스가 KIA 타이거즈에 승리하며 두산이 4위 자리에 오르고 KIA가 5위가 됐고, SSG는 KIA와 승차없는 6위로 내려앉았다.

이날 더블헤더를 앞둔 두 팀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사실 LG의 선수단 분위기는 알 수 없었다. 훈련시간에 선수들이 거의 그라운드에 나오질 않았기 때문이다. LG의 훈련시간인 오전 11시 30분에 배팅 케이지는 물론 내야, 외야는 텅 비어 있었다. 가끔 투수들이 나와 캐치볼을 할 뿐 선수는 물론 코칭스태프도 없었다. 아예 출근 시간을 오후 12시30분으로 정하며 전날 야간 경기를 한 선수들이 충분한 휴식을 하고 더블 헤더 경기에 나오도록 했다.

이날 LG는 더블헤더 1차전에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박해민(중견수) 등 베스트 라인업으로 구성했다. LG 염경엽 감독은 경기전 "2차전에도 주전들이 거의 뛸 것이다. 포수만 바뀔 것 같다"라면서 "이번주에 목요일까지 경기를 안해서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어려움이 없다. 오늘 더블헤더 하면 내일 또 휴식이기 때문에 괜찮을 것 같다"라고 했다. 전날 비를 맞으며 저녁 경기를 한 피로도가 있는데다 이날 2경기를 뛰어야 하기 때문에 굳이 경기전에 힘을 뺄 필요가 없기에 선수들에게 출근 시간을 뒤로 미루면서 훈련을 하지 않도록 했다.

반면 SSG는 정상적으로 잠실구장에 도착해 고참 추신수를 비롯한 대부분의 타자들이 배팅 케이지에서 타격 훈련을 하면서 더블헤더 1차전을 준비했다. SSG는 추신수(지명타자)-최지훈(중견수)-최정(3루수)-에레디아(좌익수)-박성한(유격수)-한유섬(우익수)-최주한(1루수)-김성현(2루수)-조형우(포수)로 1차전 라인업을 구성했다.

이날 1차전은 LG 이정용과 SSG 김광현의 대결이다.

이정용은 후반기 LG의 국내 에이스다. 8월부터 5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 던지면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55를 기록하고 있다. 팀도 이정용이 등판한 5경기 모두 승리했다. 그야말로 '승리 요정'이라 할 수 있다.

한번도 선발로 던져본 적이 없었던 이정용이지만 선발로 전환하면서 그동안 던지지 않았던 포크볼을 다시 던지고, 임찬규로부터 커브를 배워 구종에 포함시키면서 새로운 투수가 됐다. 서서히 투구수를 끌어올리며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후반기부터는 확실한 선발 투수가 되면서 이젠 에이스로 격상됐다.

SSG전에는 2경기에 등판했지만 두번 다 불펜 투수였을 때다. 선발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정용과 반대로 김광현은 8월 이후 불운하다. 8경기서 1승5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 중이다. 퀄리티스타트가 5번이나 되는데 승운이 따르질 않는다.

직전 등판인 12일 인천 KT 위즈전서도 6이닝 1실점을 했는데 팀이 1점도 뽑지 못해 0대3으로 패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LG전에서는 3경기에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6.48로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4월 27일 잠실 경기서 4이닝 6안타(1홈런) 3실점을 했으나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고, 7월 21일 잠실 경기서는 6이닝 7안타 4실점했으나 팀이 6대4로 승리하며 승리투수에 올랐다. 지난달 19일 인천 경기서는 6⅔이닝 동안 8안타 5실점을 패전.

1회초 SSG가 LG의 어설픈 수비 덕에 선취점을 뽑았다. 1번 추신수의 1루쪽 강습 타구를 1루수 오스틴 딘이 제대로 잡지 못했고, 서둘러 잡은 오스틴이 1루로 던진 것이 뒤로 빠지기까지 했다. 이어 2번 최지훈이 2루수 라인드라이브, 3번 최정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2아웃이 됐으나 4번 에레디아의 타구아 우익수 라인 안쪽에 떨어지는 안타가 되며 1,3루가 됐다. 이때 우익수 홍창기가 2루수에게 던진 공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 3루수가 나와 잡았고 그사이 에레디아가 2루까지 달려 세이프.

2사 2,3루서 5번 박성한이 깨끗한 2타점 우전안타를 때려내 2-0을 만들었다. 6번 한유섬이 좌월 2루타를 때려내 2사 2,3루의 추가 득점 찬스가 이어졌으나 최주환이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LG도 어이없게 실책으로 첫 득점을 얻었다. 2회말 5번 오지환이 볼넷을 골라 출루한 뒤 2사 후 박동원 타석 때 폭투로 2루까지 진루했다. 그리고 박동원의 평범한 3루수앞 땅볼이 나왔다. 3루수 최정이 잡아 여유있게 던졌는데 이게 원바운드되면서 방향이 옆으로 굴절됐다. 1루수 최주환이 가까스로 잡았으나 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져 박동원이 세이프. 이때 3루까지 갔던 오지환이 홈으로 달렸고, 최주환이 홈으로 던졌으나 이미 오지환이 홈을 밟았다. 그야말로 안타 하나 없이 얻은 공짜 득점이었다.

4회초 SSG가 추가 득점 기회를 잡았다. 선두 한유섬의 볼넷에 1사후 8번 김성현의 볼넷으로 1,2루의 기회를 잡았다. 9번 조형우의 평검한 유격수앞 땅볼 때 오지환이 병살을 하려다 공을 떨어뜨리는 어이없는 실책을 하는 바람에 1사 만루가 됐다.

그러나 추신수의 타구가 1루수 정면이 됐고 먼저 홈으로 던져 2아웃. 2번 최지훈의 타구도 또 1루수로 갔고 오스틴이 1루를 밟아 득점에 실패했다.

4회초 실점을 막았던 오스틴이 동점을 만들었다. 4회말 1사후 김광현의 초구 몸쪽 낮게 온 137㎞ 슬라이더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시즌 19호포로 20홈런에 1개만을 남겼다.

하지만 2-2 동점이 오래가지 않았다. 5회초 SSG는 선두 최정의 좌익선상 2루타에 2사후 한유섬의 내야안타로 1,3루를 만든 뒤 최주환의 중전 적시타로 다시 3-2로 앞섰다.

이정용은 5회까지 6안타 3볼넷 1탈삼진 3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투구수 95개는 데뷔후 최다다. 최고 145㎞의 직구를 43개 던졌고, 포크볼 29개, 슬라이더 16개, 커브 7개를 기록했다.

6회초 유영찬이 올라와 조형우 추신수 최지훈을 공 7개로 삼자범퇴로 처리.

조금씩 비가 내리는 가운데 계속 이어지던 경기가 6회말 비가 거세지면서 결국 중단되고 말았다. 선두 신민재 타석을 앞두고 잠시 중단이 논의됐다가 일단 계속 이어졌고 신민재가 초구에 우전안타로 출루했다. 무사 1루서 김현수 타석 때 빗줄기가 더 강해지자 결국 경기가 중단 되고 그라운드에 방수포가 깔렸다. 오후 3시47분. 김광현이 79개의 공을 던졌을 때다.

오후 4시20분쯤 비가 거의 잦아들면서 빗속에서도 기다린 팬들의 환호속에 경기 재개 준비에 들어갔다. 그라운드에 고인 물을 스폰지로 빼는 등 40분 가까이 정비를 하고 1시간 10분만인 오후 4시 57분경기가 재개됐다.

6회말 무사 1루. 김현수 타석으로 재개. 그리고 마운드엔 노경은이 올라갔다. 그라운드 정비가 한창이던 김광현이 오후 4시 40분 쯤 더그아웃 앞에서 캐치볼을 하며 어깨 상태를 체크했다. 본인은 등판하려는 마음이 컸으나 코칭스태프가 만류해 결국 교체가 결정.

해가 비치면서 재개된 경기는 날씨만큼이나 양상이 달라졌다. 신민재의 2루 도루에 포수의 송구가 중견수쪽으로 빠지면서 무사 3루가 됐고, 김현수의 우익선상 2루타가 터지며 단숨에 3-3 동점이 됐다.

김광현이 내준 주자가 득점을 하며 김광현은 5이닝 동안 4안타(1홈런) 1볼넷 6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했고, 동점이 되며 승리 기회도 날아갔다. 79개 중 최고 150㎞의 직구는 25개로 31.6%였다. 슬라이더가 30개로 가장 많았고, 커브가 15개, 포크볼이 9개.

이어진 무사 2루의 기회. LG는 6회말인데도 승부처라고 판단하고 2루 주자 김현수를 빼고 대주자 최승민을 기용했다. 4번 오스틴이 중견수 플라이, 5번 오지환이 1루수 땅볼에 그치며 역전이 없을까 했을 때 문보경이 좌전 안타로 결국 4-3, 역전에 성공했다.곧바로 7번 박동원이 초구를 친 것이 높이 떴다. 이닝이 끝나는가 했는데 아니었다. 중견수와 우익수, 2루수 모두 잡지 못하는 '행운의 안타'였다. 그사이 1루주자 문보경이 홈까지 달려 세이프. 안타깝게 공을 잡으려 달려왔던 중견수 최지훈과 2루수 김성현이 부딪혀 최지훈이 하재훈으로 교체됐다.

7회부터는 LG의 불펜의 지키기와 SSG 타자들의 점수 뺏기의 싸움. 7회초 LG 박명근이 SSG의 중심타자인 최정과 에레디아 박성한을 쉽게 삼자범퇴로 잡아내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8회초는 달랐다. 6번 한유섬이 바뀐 김진성을 상대로 우중간 안타를 때린 뒤 최주환이 볼넷을 골랐다. 무사 1,2루. 2루 최상민, 1루 오태곤으로 대주자로 교체.

8번 김성은 희생번트를 준비했고 어느새 볼이 연거푸 3개가 왔다. 4구째는 스트라이크. 5구째에 김성현이 3루쪽으로 완벽한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1사 2,3루가 됐다.

LG 최대의 위기. 당연히 최고의 투수가 올라왔다.

마무리 고우석이 올라왔고 9번 조형우 타석엔 베테랑 중 베테랑인 대타 김강민이 나섰다. 오로지 직구 승부였다. 포수 박동원은 안으로 붙거나 밖으로 빠져 앉지 않고 가운데에 앉아서 직구만 요구했다. 1B2S에서 고우석이 힘껏 던진 155㎞의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이어 1번 추신수와도 직구 승부였다. 3B1S에서 155㎞의 직구를 추신수가 쳤으나 중견수 정면으로 날아가 잡혔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위기 뒤에 추가점이었다. 8회말 2사후 문보경이 안타 후 도루로 2사 2루를 만든 뒤 박동원이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더해 6-3을 만들었다. 이어 문성주의 좌익선상 2루타, 박해민의 좌전안타가 이어지며 2점을 더 보태 8-3. 고우석이 있는 LG 마운드라면 너무 충분한 안정권이었다.

고우석이 9회초를 마무리 지으며 14세이브를 올렸다. 6회초에 오른 유영찬이 시즌 6승째를 챙겼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