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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우와 어깨 나란히' 대투수 울린 통한의 순간…"치명적인 실수" [광주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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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통산 377번째 선발등판. KBO 통산 최다 등판 타이 기록이다. 레전드 송진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동료의 실수가 화근이 됐다. 굵어진 빗줄기 속, '대투수' 양현종은 씁쓸하게 5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가야했다.

1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두 팀 모두 전날 혈투 끝에 각각 대구 삼성전, 부산 NC전에서 패배한 뒤 광주로 이동한 만큼 승리가 간절했다. 선발 매치업은 양현종과 심재민의 맞대결 구도. KIA 쪽에 무게감이 쏠렸다.

수비 변수는 롯데 쪽에서 먼저 발생했다. 1회말 KIA 이우성의 3루쪽 땅볼을 롯데 3루수 한동희가 옆으로 빠뜨린 것. 하지만 심재민은 침착하게 후속타를 끊어내며 실점하지 않았다. 두 투수 모두 2회까지 무실점 피칭.

3회 들어 갑자기 양현종이 흔들렸다. 첫 타자 한동희에게 볼넷을 내줬고, 번트를 실패한 이학주는 좌전 안타를 쳤다. 이어 황성빈의 번트 때는 양현종의 1루 송구가 살짝 빗나갔고, 1루 커버를 들어간 김선빈의 발이 바뀌는 사이 세이프됐다.

무사 만루의 절대적인 위기에서 롯데 윤동희의 타구는 3루쪽 땅볼. KIA 3루수 최정용은 공을 건져올린 뒤 3루로 달렸다. 하지만 공이 완전히 포구되지 않은 상황. 3루에서 포스아웃이 됐지만, 후속 동작에 들어가기전 공이 옆으로 흐르고 말았다. 롯데의 선취점. 3루에서 아웃카운트가 올라간 만큼 실책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명백한 수비 실수다.

김태형 해설위원은 "치명적인 실수다. 포구가 불안한게 아니고 제대로 안됐다. 공이 글러브 안에서 계속 맴돌고 있었다"면서 "오른손으로 공을 완전히 덮어 포구한 뒤에 다음 플레이를 했어야했다"고 지적했다.

공교롭게도 전날 박찬호가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김도영이 유격수를 맡고, 최정용은 3루 자리를 채운 상황. 본 포지션이 아닌 곳에서 주전 유격수 박찬호의 공백이 드러난 모양새다.

양현종은 뒤이어 정훈을 삼진처리했지만, 안치홍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0-3 리드를 허용했다.

경기전 만난 김종국 KIA 감독은 시즌 후반 안정감을 되찾은 양현종을 칭찬하며 "이닝도 꾸준하고, 선발진을 이끌어주고 있다. 남은 기간 지금처럼만 해주길 바란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하지만 기록되지 않는 실수가 대투수를 뒤흔들었다.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양현종은 5회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투구수도 어느덧 92구였다. 대기록에 걸맞지 않은 씁쓸한 퇴장이었다.

광주=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