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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③] 이동휘 "양정팔의 최후? 미래? 시즌3로 그리고파" (청룡시리즈어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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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츠조선 문지연 정빛 기자] 배우 이동휘(38)이 '카지노' 양정팔의 그 이후를 상상했다.

이동휘는 7월 19일 개최됐던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카지노'(강윤성 감독)를 통해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카지노'는 카지노의 전설이었던 차무식(최민식)이 위기를 맞이한 후, 코리안데스크 오승훈(손석구)의 집요한 추적에 맞서 인생의 마지막 베팅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이동휘는 극중 차무식의 오른팔이자, 그에게 대적할 유일한 인물 양정팔로 분해 극에 긴장감을 선사했다.

시상식 당일 무대 호명 후 무대 위에 올랐던 이동휘는 "기약을 할 수 없는, 시기가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양정팔로 다시 돌아와 양정팔의 처참한 결말을 시청자에게 보여주고 싶다. 안 죽고 다시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재치있는 소감으로 양정팔의 이후를 예고하기도.

이동휘는 "양정팔은 저에겐 정말 인생 캐릭터다. 그 인물을 그릴 때 참 생각을 많이 했다. 납득이 안 되는 상황과 납득이 안 되는 선택을 하는 인물이잖나. 보통 인간이라면 도리를 가지고 살아야 한다만, 그것을 계속 빗나가는 선택을 하는 인물을 연기하니 저랑도 많이 다르고, 또 어떤 식으로 연기를 해야 설득력을 줄 수 있을지 한계에 계속 부딪힌 것 같다. 그래서 필리핀에서 촬영할 때 하루가 다르게 올라오는 악질, 사기, 범죄자들의 기사를 보면서 '정팔이보다 더 나쁜 사람도 있는데'라고 생각하며 밀어붙이려 했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갈 때가 다른 사람이란 지점을 두고 봤을 때 어떻게 하면 더 얄밉게, 빌런으로 보여지게끔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실제로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잖나. 사기를 치고도 죄를 뉘우치지 않는 사람들을 정팔이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동휘는 "사실 제가 예전에 겪은 사람이 있는데, 너무 미안해하는데 울고 있지만 눈물은 안 나는 사람이 있었다. 막 우는데 눈물도 안 흘리면서 그 순간을 모면하려는 모습에 주안점을 뒀다. 그걸 캐치해서 정팔이가 피도 눈물도 없는 놈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민식 선배님에게 사정하는 모습을 찍을 때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정팔이가 유일하게 우는 순간은 차무식에게 맞았을 때다. 그게 제일 서러울 것 같은 거다. '내가 뭘 잘못했지'보다는 내가 맞은 것이 분한 감정인 게 1번인 인물이라 그때는 유일하게 실제로 울면서 찍었다. 차무식이 사람을 만들어주는데, 그 얘기를 듣는 게 아니라 따귀 맞은 것에 대한 분노를 느끼는 진짜 나쁜 인간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랬기에 양정팔이 차무식을 총으로 쏘는 결말 역시 납득이 되는 부분. 이동휘는 "마지막회에 상구(홍기준)와 총을 나눠가질 때 정팔이는 그 정도 깜냥은 안 되는 인물인 것이다. 무식에게 총구를 겨누거나 죽이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돈만 갖고 갈 생각을 할 정도로 그릇이 작은 인물이라 키박스에 총을 두고 들어갔는데, 흥미로웠던 것은 차무식의 선택이었다. 자기 차로 가면 사는 것인데, 그 순간에 정팔이가 돈가방을 들 사람으로 필요했던 것이 그의 패착이었던 것"이라며 "패기와 선택으로 모든 것을 구축해왔던 인물들이 한순간의 선택으로 잘못되는 것이 인생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동휘는 양정팔의 이후를 생각하며 "정팔이는 그 이후에 비로소 차무식이란 그림자와 악몽에 시달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그전까진 사실 죽음과 살인에 대해 정팔이는 그 정도 그릇이 되지 않았기에 그 정도 상황을 마주한 적이 없었는데, 방아쇠가 당겨졌고, 시작이 열렸으니 거기서 오는 정팔이의 심경 변화가 흥미로운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 최종회에 카지노 왕으로 재등장했던 양정팔에 대해서는 "정팔이가 생존력이 있는 편이지만, 유추를 해보면 카지노로 성공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이용당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약간의 효용가치가 있어서 이용을 당하고 있는 게 아닌가, 누가 잠깐 그 자리에 앉혀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라고 해석하기도.

이동휘는 "일단 아직 다음 시즌에 대해서는 꾸려지지 않아서 저희끼리 마음이나 의지는 확고하다. 그런데 어느 정도 제반 사항이 받쳐져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정팔이가 빨리 최후를 맞이하든, 끈질기게 살아남든 갈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정팔이가 계속 살아남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고, 시즌1, 시즌2에서 풀지 못한 것들을 차후에 입체적으로 빌드업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분량상에서 오는 한계가 있어서 캐릭터가 생략된 지점도 많았으니, 입체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동휘는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 설경의 비밀'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드라마 '수사반장 : 더 비기닝(가제)'의 주인공으로도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