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이끄는 아메리칸리그(AL)와 달리 내셔널리그 MVP 경쟁은 점입가경이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와 LA 다저스 무키 베츠의 2파전이 흥미롭다. 여기에 아쿠냐의 팀 동료인 맷 올슨이 복병으로 등장 중이다.
올슨은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각)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경기에 3번 1루수로 선발출전해 홈런 1개를 포함, 3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의 활약을 펼치며 8대5 승리를 이끌었다.
올슨은 3-3 동점이던 5회말 2사후 중월 솔로아치를 그렸다. 볼카운트 2B1S에서 세인트루이스 노장 선발 애덤 웨인라이트의 4구째 85.5마일 한복판 싱커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겼다. 최근 4경기 연속 홈런포를 날리며 시즌 47홈런으로 이 부문서 양 리그 통틀어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옆구리 통증으로 쉬고 있는 오타니(44개)와의 격차를 3개차로 벌렸고, NL 홈런 2위 뉴욕 메츠 피트 알론소(42개)에는 5개 차이로 앞섰다.
이날 활약으로 올슨은 타율 0.272(526타수 143안타), 47홈런, 116타점, 109득점, OPS 0.977을 마크했다. 특히 타점 부문도 양 리그를 합쳐 1위다. 2위 알론소(102개)에 14개나 앞서 있어 타점왕도 사실상 확정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올슨도 NL MVP 후보로 손색없는 것 아닐까.
하지만 투표권을 가진 현지 기자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MLB.com이 소속 기자들과 해설위원 등 54명을 대상으로 MVP 모의투표를 벌인 결과 아쿠냐와 베츠가 1위표를 나눠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쿠냐가 28명, 베츠가 26명에게 각각 1위표의 지지를 받았다. 불과 2표 차이다. 순위는 아쿠냐가 1위, 베츠가 2위다. 3위는 다저스 프레디 프리먼이 차지했고, 올슨이 4번째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프리먼과 올슨은 1위표를 한 개도 받지 못한 것이다.
5위에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외야수 코빈 캐롤이 올랐고, 이하 6위부터는 코디 벨린저, 프란시스코 린도어, 루이스 아라에즈, 김하성, 후안 소토, 잭 휠러, 저스틴 스틸, 피트 알론소, 브라이스 하퍼 순이다. 김하성이 지난달에 이어 2연속 득표한 게 눈에 띈다.
이날 현재 아쿠냐 주니어는 타율 0.331(565타수 187안타), 34홈런, 88타점, 125득점, 63도루, OPS 0.990을 마크 중이다. 역사상 첫 30홈런-60도루를 돌파한 아쿠냐는 40홈런-70도루도 가능권에 있다. 이게 바로 MVP가 돼야 하는 이유다.
베츠는 타율 0.314(516타수 162안타), 38홈런, 99타점, 118득점, OPS 1.020을 기록 중이다. 홈런과 타점, OPS에서 아쿠냐를 앞선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반면 AL는 오타니의 독주가 이어졌다. 54명 모두 오타니에게 몰표를 줬다. 오타니는 지난 7월과 8월에도 만장일치로 1위표를 받았다.
MLB.com은 '팔꿈치 인대 파열 부상을 입어 투수로는 시즌을 접고 타자로는 여전히 유효한 오타니는 이미 올시즌 많은 것을 이뤄 압도적인 MVP 후보로 군림하고 있다'며 '44홈런으로 AL 1위, OPS 1.066으로 양 리그 통합 1위를 달리고 있는 오타니는 투수로 10승5패, 평균자책점 3.14, 167탈삼진을 올렸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이날 현재 bWAR 9.9로 이 부문서도 압도적인 선두다. 베츠(8.0)와 아쿠냐(6.9)가 2,3위이고, AL에서는 텍사스 레인저스 마커스 시미엔이 6.1로 오타니에 이어 2위에 랭크됐다. fWAR에서도 오타니는 8.9로 1위다. 그 뒤로는 베츠(7.7), 프리먼(6.8), 아쿠냐(6.6) 순이며, AL에서는 시애틀 매리너스 훌리오 로드리게스가 5.5로 2위다.
다시 말해 오타니가 AL MVP, 그것도 만장일치로 뽑히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게 기록으로 증명되는 것이다. 홈런-타점 레이스를 독주하고 있는 올슨이 1위표를 1개도 받지 못한 것과 대조적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