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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③]김아영 "'짧은 대본'은 고향 친척집…그때부터 봤다는 팬들, 울컥울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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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정빛 기자] 배우 김아영이 웹드라마 '짧은 대본'에 애틋함을 표현했다.

김아영은 최근 서울 목동 스포츠조선 사옥에서 본지와 만나 "'짧은 대본'은 고향 친척 집"이라며 "'짧은 대본' 때부터 봤다는 팬들을 만나면 울컥울컥한다"고 했다.

웹드라마 '짧은대본'과 유튜브 '너덜트'로 차근차근 이름과 얼굴을 알린 김아영은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3'의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 캐릭터를 통해 본격적으로 대중의 눈도장을 받았다. 이어 7월 19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리고, KBS2를 통해 생중계된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는 신인 여자 예능인상 주인공이 됐다.

유튜브와 웹드라마를 거쳐 스트리밍 콘텐츠까지, 여기에 인생에서 딱 한 번 받을 수 있다는 신인상까지 품에 안은 김아영은 이제 JTBC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 공개까지 앞두고 있다. 차근차근 계단식 성장을 밟아온 셈이다.

그런 만큼, 그가 어떻게 연기를 시작하게 됐을지에도 호기심이 커진다. 김아영은 "'오아시스' 문소리 선배보고 충격적이었다. 그때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연기 전공 입시를 가벼운 마음으로 임해서 그랬는지 삼수를 했었다. 그렇게 삼수를 해서 대학에 갔는데 회의감이 들더라. 내가 연기를 하고 싶어서 여길 왔는지, 대학에 가려고 한 건지에 대한 회의감이었다"고 돌이켰다.

이어 "그래서 초반에는 연기 안 할 것이라며 한눈을 팔았다. 중국으로 교환학생 가고, 유럽 여행도 가고 그랬다. 그런데 중국 교환학생 시절 혼자 외로운 타지 생활을 하다 보니, 분명한 것들이 보이더라. 인간 김아영이 하고 싶은 것이 뭔가라는 생각이었다. 그때 연기를 제대로 해봐야겠다, 하고 싶다면서 입시 말고는 노력을 안 했다고 생각이 들어서 한국 가서 오디션을 보게 됐다"고 했다.

당시 봤던 오디션이 화제의 '짧은 대본'이었다고. '짧은 대본'은 웹드라마라는 개념이 생기기 시작할 때 개국해, 시장을 개척한 웹드라마계 근본 같은 작품으로 통한다. 현재 국내 웹드라마 전문 유튜브 채널 중에 가장 많은 구독자 수를 자랑하기도 한다.

주로 캠퍼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선보이는데, 친구, 선후배, 연인 사이에 있을 법한 이야기들로 많은 이의 공감을 사고 있다. 김아영은 '짧은 대본'에서 영아 역할로 나왔는데, 영아는 초반에는 여기저기 끼를 부리는 스타일이지만 향후 준박(박준)과 오래 연애를 하다 헤어지는 인물이다. 이 과정에서 때로는 미움을, 때로는 재미와 슬픔을 동시에 선사했다는 호평을 얻었다.

김아영은 '짧은 대본'에 처음 합류했을 때를 떠올리며 "그때 받은 캐릭터가 여우 같은 캐릭터였는데, 내가 이 역할을 해도 되나 했었다. 그런데 오빠가 '너는 하고 싶은 역할만 할 거야? 나는 더 여우 같이 해서, 욕을 더 먹겠다'라고 하더라. 그때 뒤통수를 확 맞은 것 같았는데, 생각도 달라지게 됐다. 내가 하고 싶은 좋은 역할이라는 기준이 없어졌고, 그 역할을 어떻게 하면 더 여우같이 보일까라는 생각이었다. 오히려 과몰입하셔서 안 좋은 댓글이 달릴 때, 더 뿌듯했고 '오케이, 성공했다'라는 마음이었다"고 털어놨다.

이 '짧은 대본'이 있었기에 'SNL 코리아'도 들어갈 수 있었다고. 김아영은 "'짧은 대본'과 '너덜트'를 보고 연락주셨다. 사실 '짧은 대본'이 있었기에 '너덜트'도 할 수 있었고, '너덜트'가 있어서 'SNL 코리아'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그래서 이번 신인 여자예능인상을 받았을 때도 '짧은 대본'과 '너덜트'를 언급하지 못한 것에 크게 후회가 남는다는 김아영이다. "그때 너무 정신이 없었다. 뭔가 수상이 꼭 아니라도 제가 얘기할 기회가 있다면 '짧은 대본'과 '너덜트' PD님들 얘기해야지 했는데, 정신이 없어서 멋지게 잘 준비한 수상소감을 못 했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또 김아영에게 연기의 시작인 '짧은 대본'은 의미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김아영은 "'짧은 대본'은 친척들 같다. 고향 내려갈 때 방문하는 친척 집 같다. 저번 설날 때도 샤인머스켓 사서 PD님께 인사드리려 갔다. 쉬는 날이면 '짧은 대본' 사무실에 놀러 가는데, 사무실이 일산에 있다. 제가 만약 파주에서 스케줄 끝나면, 일산에 있는 사무실 가서 이야기 나누고 웃고 떠들고 간다. 언제 어느 시간에 가도 똑같이 그냥 수다 떨고 놀 수 있는, 그런 변함 없는 공간이다. 그분들도 항상 저를 반겨주시고 응원해 주시고 한결같으셔서, 너무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짧은 대본' 당시부터 지켜보던 팬들이 김아영의 'SNL 코리아' 활약을 보면서, 뿌듯하다는 반응을 많이 보이고 있다. "'짧은 대본' 하면서 알아보시는 분들이 엄청 많더라. 감사하게도 'SNL 코리아' 하고 나서는 더 많은 분이 알아봐 주시더라. 모자 쓰고 마스크를 써도 알아봐 주셨다. 그런데 '짧은 대본' 때부터 팬이었다고 하면 그 감동이 장난 아니다. 제가 'SNL 코리아' 됐다고 했을 때 너무 잘됐다고 생각하셨다고 말해주시면, 저도 울컥울컥한다"고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SNL 코리아' 합격하고 '맑눈광' 캐릭터로 관심받았을 때도 그렇고, 이번 수상했을 때도 그렇고 '짧은 대본' 때부터 봐주신 팬분들이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셔서 감동이더라. 다들 제 엄마도 아닌데 키운 것 같다며, 혹은 옆집 누나가 잘 되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는 말씀이 너무 감사하더라. 그때부터 봐주신 팬분들한테 정말 감동이다. 특히 제 영상을 편집해서 올려주시는 팬분이 계시는데, 이번 수상까지의 제 과정을 편집해서 만들어주셨더라. '짧은 대본' 황종순 PD님이 그 영상을 보내주셨다. 그걸 아침에 봤는데, 보고 울었다"며 감동의 순간을 되짚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