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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줄이고, 수익성 강화 집중하는 '이커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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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불리기'에 주력했던 이커머스 업체들이 기업공개(IPO) 등을 앞두고 성장보다 '내실 다지기'에 한창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유통시장 규모는 지난해 402조원에서 2027년 42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시장은 175조원에서 195조원으로 11.4%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경쟁이 격화되면서 수익성에는 타격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이커머스 업체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손실 회복에 노력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778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1206억원)보다 35.5% 줄었다. 분기별로는 지난 1분기와 2분기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31.6% 감소했다.

이를 두고 최근 고금리와 고물가로 소비 심리가 줄어든 상황을 고려했을 때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컬리는 올 상반기 고정비, 마케팅비, 판매관리비 등 비용 절감에 주력했다. 이로 인해 쿠폰 등 마케팅비도 줄어들면서 상반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이는 컬리가 전년 대비 지난 2021년 64%, 지난해 30.5%의 매출 증가율을 달성하면서 연간 2000억원대의 영업 적자를 기록한 것과 비교된다.

11번가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적자 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하면서 손실 규모를 줄여나가고 있다.

매출 대비 영업 적자 비율인 영업손실률은 올해 2분기 13.6%로 지난해 2분기(31.7%)보다 낮아졌다.

특히 11번가의 오픈마켓 사업은 올해 상반기 꾸준한 수익성 개선 활동을 이어왔고, 2월부터 영업실적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6월에는 전년 대비 70억원 이상을 개선하며 흑자 전환했다.

오픈마켓 사업 기준, 상반기에만 지난해 동기 대비 영업손익이 290억원 이상 개선됐다.

SSG닷컴 역시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익성 중심의 성장을 선택하면서 적자 줄이기에 몰두하고 있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경제 불확실성으로 e커머스 업계의 성장률이 낮아졌다"며 "지난해 대비 올해는 SSG닷컴 등의 적자폭을 50% 축소한다는 목표로 차질 없이 달성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SSG닷컴은 지난해 3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 규모를 줄였다. 그 액수는 분기당 200억원 안팎이다. 적자 규모를 줄이면서 상반기 매출 성장은 없었다. 앞서 SSG닷컴은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1000억원대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쇼핑 이커머스는 지난해 3분기부터 적자 폭을 꾸준히 개선하면서 올해 2분기는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280억원 개선했다.

2분기 매출은 36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21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선보인 아동 버티컬 서비스 '온앤더키즈'가 좋은 실적은 거두고, 정보기술(IT) 업무 효율화, 고객만족(CS) 대응 시스템 고도화 등을 통해 판관비를 절감한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이커머스 업체의 수익성 중심 경영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와중에 점유율 경쟁은 격화하고 있어 적극적인 사업투자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IPO를 염두에 두고 있는 일부 이커머스 업체들은 이러한 시장 분위기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간 급성장하면서 사업 확장에만 몰두하던 이커머스 업체들이 어려운 경제 상황과 맞물려 보수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IPO를 위해서라도 우선 적자를 대폭 개선하고, 흑자로 돌아선 뒤 향후 투자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방안"이라고 전했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