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드디어 반등에 성공한걸까.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가 KBO리그 데뷔 후 가장 좋은 투구를 펼쳤다. 산체스는 2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안타 1볼넷(1사구)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 92개. 대체 선수로 KIA에 합류해 지난달 9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KBO리그에 데뷔한 산체스가 7이닝 투구를 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발은 불안했다. 산체스는 1회초 선두 타자 문현빈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고, 1사후엔 노시환에 볼넷을 내주며 실점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채은성을 뜬공, 김태연을 삼진 처리하면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KIA가 이어진 공격에서 선취점을 뽑자, 산체스도 안정을 찾았다. 2회부터 5회 1사까지 10타자 연속 아웃카운트를 잡으며 순항했다. 윌리엄스를 3루수 실책으로 출루시켰으나, 김인환을 투수 땅볼, 이진영을 삼진으로 잡으며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채웠다.
6회를 삼자 범퇴 처리한 산체스는 7회 채은성에 2루타, 김태연에 적시타를 맞으며 첫 실점했다. 하지만 최재훈을 1루수 직선타로 잡으면서 한꺼번에 아웃카운트 두 개를 얻었고, 윌리엄스까지 뜬공 처리하면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완성했다. 같은 베네수엘라 출신이자 등록명도 동일한 한화 외국인 에이스 리카르도 산체스를 상대로 완승을 거둔 승부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산체스를 향한 시선은 우려가 가득했다. 데뷔 초반 2경기서 6이닝 이상 투구를 펼쳤으나, 이후 상대 집중 견제 속에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8월 앞선 4차례 등판에선 6이닝 투구가 단 1차례에 불과했다. 유일한 승리 경기이자 6이닝 투구를 펼친 19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8안타(1홈런) 5실점을 하면서도 타선 지원 속에 겨우 승리를 거둔 바 있다. 80구를 넘긴 뒤 구위가 급격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한화전에선 투구 수를 잘 조절하면서 실점도 최소화했다. 의미가 적지 않은 승리다.
산체스의 부진과 양현종 이의리의 부진, 부상으로 시름이 깊던 KIA 선발진도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파노니와 윤영철이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가운데 양현종이 휴식을 마치고 복귀했고, 이의리도 어깨 단순 염증 증세로 한턴을 쉬고 복귀할 수 있다. 산체스까지 반등에 성공하면서 후반기 막판 순위 싸움에서도 탄력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