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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이러니가! 오타니 팔꿈치 다쳤는데 시장 수요 "더 뜨거워질 것", $5억→$3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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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24일(이하 한국시각) 신시내티 레즈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등판했다가 오른쪽 팔꿈치 인대 파열을 입는 바람에 올해 말 그를 중심으로 형성될 FA 시장은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오타니는 최소 5억달러의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지 언론들과 전문가들은 지난해 여름부터 오타니의 시장 가치를 앞다퉈 예상해 왔는데, 올해 들어서는 6억~7억달러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ESPN이 지난 5월 전문가 26인을 대상으로 오타니의 몸값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총액 5억달러 미만이 6명, 5억~5억4900만달러가 14명, 5억5000만달러 이상 6명이었다. 당시 26명 중 예측치 최대 규모는 11년 6억500만달러(연평균 5500만달러)였다.

ESPN은 또 지난 15일 오타니의 FA 계약 규모를 전망하는 기사에서 11년 6억2400만달러를 적정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예측치들은 이제 의미가 없어지게 생겼다. 오타니가 또다시 토미존 서저리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수술의 재활 기간은 12~18개월이다. 오타니가 남은 시즌 지명타자로만 출전한 뒤 시즌이 끝난 뒤 수술을 받는다면 내년 전반기까지 아예 뛸 수 없고, 투수로는 내년 1년을 통째로 쉬어야 한다. 좀더 부정적으로 본다면 앞으로 투수 오타니를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2018년 시즌을 마치고 생애 첫 토미존 서저리(TJS)를 받았다. 같은 부위에 같은 수술을 또 받는다면 재기 확률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게 의학계 다수 의견이다. 현재로서는 그가 토미존 수술을 또 받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수술 소견이 나온다면 '투수' 오타니에게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FA 오타니의 가치 하락은 불가피하다. 투타 겸업이 가능한 선수와 계약하는 것과 지명타자만 할 수 있는 선수와 계약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타자' 오타니는 일반적인 야수가 아니다. 필드 수비를 하지 않는 지명타자이기 때문이다. 투수로 던질 수 없다면, 뛰어난 타자일 뿐이니 몸값에 상한선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최악의 경우 영원히 타격만 가능한 오타니에게 5억달러 이상을 걸 수는 없다.

분명한 사실은 오타니를 위해 자금을 비축하려는 팀들의 재정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점이다. 결국 올해 말 FA 오타니를 놓고 영입전이 더욱 뜨거워질 공산이 크다. 현재 최소 5억달러인 오타니의 시장 가치는 투수 부문을 빼면 절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가격이 떨어지면 수요는 늘어나는 게 시장 원리다.

이에 대해 MLB.com은 25일 '오타니의 불운한 부상과 관련한 6가지 요약'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투타 겸업으로 위대한 시즌을 만들어가는 선수에게 그가 원하는 만큼의 천문학적인 금액을 제안할 수 있는 팀은 한정돼 있었다. 대부분의 팬들은 다저스, 메츠, 양키스, 또는 자이언츠, 나아가 에인절스까지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오타니의 가치가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 자명하다면 더 많은 팀들이 그를 데려올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될 것이다. 특히 마케팅 측면에서 오타니의 능력과 가치를 감안한다면 데려오고 싶은 선수임은 틀림없다'고 전했다.

몇몇 빅마켓 구단들 뿐만 아니라 중간급 시장의 구단들도 영입의사를 타진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MLB.com은 '모든 팀들이 10년에 걸쳐 5억달러를 지불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2억5000만달러, 3억달러라면 어떨까? 더 많은 팀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면서 '오타니가 앞으로 투수로는 활약할 수 없다고 해도 모든 팀들은 그를 홈런 타자로 탐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품에 흠이 갔는데, 사겠다는 사람들이 더 몰려든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