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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투에 더블 스틸까지 굴욕, '트레이드 이적생' LG 앞에서 보여주지 못했다[잠실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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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데뷔 첫 선발 등판. 그것도 불과 몇주 전까지 소속됐던 팀을 상대로.

키움 히어로즈 우완 투수 김동규가 아쉬움 속에서 선발 데뷔전을 마쳤다. 1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등판한 김동규는 2이닝 4안타(1홈런) 3볼넷 5실점을 기록했다.

김동규는 2023년도 신인 드래프트에서 LG의 2라운드 전체 17순위 지명을 받아 LG에 입단했던 신인 투수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성사된 LG와 키움 간의 트레이드때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LG가 선발 자원 최원태를 얻기 위해 김동규와 이주형 그리고 2024년도 신인 1라운드 지명권을 내줬다.

김동규는 이적 전 1군 등판 경험이 딱 한번 뿐이다. 사실상 '메이저 투어' 식으로 지난 6월초 1군에 한차례 등록됐고, ⅓이닝 3볼넷 1사구 2실점(1자책)을 기록하고 다시 내려갔다. 그리고 팀을 옮겨 생애 첫 1군 선발 등판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LG 염경엽 감독은 김동규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염 감독은 "체력을 조금만 키우면 가능성이 있는 투수다. 미래 가치를 봤을때 150km 이상 꾸준히 던질 수 있는 체력 조건과 재능을 갖춘 투수가 동규라고 생각했었다"면서 "키움이 잘보고 데려갔다"고 이야기 했다.

당장 우승을 원하는 LG 입장에서는 트레이드 반대 급부로 어쩔 수 없이 내준 대형 유망주지만, 좋은 자원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다. 염경엽 감독은 "올해 마무리 캠프부터 많이 먹이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켜서 체격을 키우는 것부터 나름대로 김동규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앞으로 선발감으로 보고 2~3년 후를 보고 키우면 괜찮겠다 싶었다"고 낙관했다.

김동규는 그런 염경엽 감독과 LG 선수단 앞에서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긴장을 많이 한 탓인지 첫 아웃카운트를 잡는 것부터 험난했다. 1회말 마운드에 오른 김동규는 첫 타자 홍창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한 후 2번타자 신민재에게 초구에 안타를 맞았다. 신민재의 2루 도루까지 이어지면서 정신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그리고 다시 김현수에게 볼넷. 무사 만루에서 폭투로 첫 실점을 내준 김동규는 오스틴 딘의 희생플라이로 첫 아웃카운트와 두번째 실점을 맞바꿨다. 2점을 내준 이후 다시 안정을 찾았다. LG 타자들이 빠른 카운트에서 타격을 하면서 오지환, 문보경이 외야 플라이로 잡히며 1회를 2실점으로 막아냈다.

키움이 2-2 동점을 만든 2회말.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박동원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으며 리드를 빼앗겼고, 이후로도 안타, 폭투로 추가 실점을 했다. 특히 주자 1,3루 상황 신민재 타석에서 1,3루 더블 스틸을 동시에 허용한 것은 완전한 판단 미스였다. 포수 김동헌이 2루에 송구했지만 이미 홈으로 뛰는 3루 주자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회까지 5실점 한 김동규는 결국 첫 선발 등판을 이렇게 마쳤다. 아쉬움이 크게 남았지만, 또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경험이었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