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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티켓 목표' 양상문 감독 출사표 "여자야구가 이정도야? 놀라게 해주고 싶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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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한국 여자야구가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양상문 감독이 이끄는 여자야구 대표팀은 여자야구 월드컵 조별리그 참가를 위해 오는 6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선더베이로 출국한다. 대표팀은 지난 6월 홍콩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월드컵 예선 출전 자격을 얻었고, 8월 9일부터 선더베이에서 열리는 여자야구 월드컵 조별리그 A조 경기에 출전한다. A조에는 한국과 미국, 캐나다, 홍콩, 호주, 멕시코가 속해있다. 6개국 가운데 상위 2개팀이 본선에 진출할 수 있고, B조까지 포함한 와일드카드 2위 안에 포함되면 본선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대표팀은 9일 홍콩전을 시작으로 미국, 호주, 캐나다, 멕시코를 순서대로 만난다. 한국 여자야구의 세계랭킹은 10위. A조에 속한 국가 중에 캐나다가 3위로 가장 높고, 미국이 4위, 호주가 8위에 랭크돼있다. 홍콩(11위)과 멕시코(12위)는 한국과 근소한 차이다.

지난해 12월부터 대표팀을 이끌고있는 양상문 감독은 현재 정근우(타격·수비), 이동현·유원상(투수), 허일상(포수) 등 프로 출신 코치들과 함께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양상문 감독은 출국전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내년에 열리는 본선에 진출하는게 목표지만,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 어느팀을 상대로 올인을 해야할지도 내부적으로 판단을 해야 한다"면서도 "한국여자야구가 이정도야? 할 놀라움 정도는 주고싶다. 우리 여자야구는 완전 변방이다. 그동안 늘 다른 나라 선수들에게 쉬운 상대였다. 하지만 그동안의 이런 인식들을 바꾸는 것을 마지막 목표로 둬야할 것 같다. 3승이 목표지만, 그게 안된다 하더라도 한국 여자야구가 많이 달라지고 강해졌네. 그정도 인상은 심어주고 와야겠다"며 출사표를 밝혔다.

홍콩과 멕시코는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고, 미국, 호주, 캐나다를 상대로 최소 1승은 거둬야 승산이 생긴다. 대표팀의 전략은 무엇일까. 양상문 감독은 "홍콩과 멕시코는 우리 '에이스'가 나가면 승부가 될 정도라고 본다. 하지만 나머지 3개팀은 파워면에서 월등히 앞선다. 힘으로 이기기는 도저히 어렵기 때문에 세밀함에서 승부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대부분 본업이 따로 있고, 일을 하지 않는 주말에만 훈련을 할 수 있다. 여자야구는 실업팀이 없기 때문이다. 세계랭킹 1위인 일본의 경우 여자 실업리그도 잘 꾸려져있고, 인프라는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이다. 어릴 때부터 다양한 체육을 접하는 미국, 호주, 캐나다는 타고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양상문 감독은 "그런 나라들은 자국에 환경이 잘 갖춰져있으니까 기본부터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처럼 일주일에 2번만 훈련을 하지는 않는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생긴 끈끈한 팀워크가 한국 대표팀의 최고 장점이다. 양상문 감독은 "아시안컵에서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어린 선수들은 일본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까지도 했었는데 아직은 벽이 높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웃으며 "그래도 우리 한국 여성들의 정신력을 봤다. 우리가 일주일에 이틀밖에 훈련을 못하지만 야구가 계속 늘고 있다. 가르치는 보람을 느낀다. 선수들이 이런 코치들에게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으니 굉장히 좋아하고 잘 따른다. 동현이나 근우, 일상이가 선수들에게 너무 잘 가르쳐주고, 선수들과 서로 가족같은 분위기"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대표팀은 아시안컵이 끝난 이후 엔트리를 5명 교체했다. 타격이 좋은 선수들이 추가됐다. 이번 대회에서 더 많은 점수를 내기 위한 전략이다. 여자야구 국제대회가 '실책을 줄이는' 싸움인만큼 상대의 허를 찌를 수 있는 포인트는 얼마든지 있다. 양 감독도 "(다른 팀들은)일본처럼 아예 상대도 안되는 정도는 아니다. 한명씩은 좋은 투수들이 있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어느정도 수준인지는 파악이 확실히 안돼있다. 우리 선수들이 좋아진 부분들을 감안하면 해볼만 하다"고 밝혔다.

한국 여자야구는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수준이다. 갈 길이 멀지만, 동시에 위대한 개척을 해나가는 과정이다. 전국체전 정식 종목 채택과 실업팀 창단을 하면, 여자야구의 파이가 훨씬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상문 감독도 매 순간 감동하면서 함께하고 있다.

"그동안은 모두가 여자야구가 무엇을 하는지 전혀 관심이 없다가, 이제는 스포츠조선도 취재를 하잖아요. 제가 처음 감독을 맡을 때도 이렇게 여자야구에 대해서 알리는 것이 가장 첫번째 목표라고 생각했는데 이것 하나만 이뤘어도 즐겁죠. 한국여자야구가 강해지고 있구나 라는 인상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