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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병원 10곳 중 8곳 "중증응급 환아 진료 가능"…"소아 의료 대란 해결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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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진료 공백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 아동병원 10곳 중 8곳은 중증 응급 환자 진료가 가능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아동병원협회(회장 박양동)가 전국 117곳 아동병원을 대상으로 7월3일부터 7월 5일까지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도구(KTAS)를 통해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협회는 이에 대해 "아동병원이 현재 발생되고 있는 '소아청소년 응급실 뺑뺑이' 예방에 기여하고 있고 소아청소년 진료의 허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전했다.

또한, 당면한 한국 소아 보건 위기 대책의 일환으로 아동병원을 제도권 내 소아 응급 의료 체계에 편입시켜야 하는 당위성과 중요성을 보여 주는 대목이라고 협회는 덧붙였다.

이번 아동병원협회 KTAS 설문 조사는 전국에서 90개 아동병원 대표원장이 직접 참여해 답변한 것으로 현재 아동병원에서의 소아청소년 응급 진료 현황 조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인 것으로 판단된다.

협회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응급 환자(3등급) 직접 진료가 가능하다고 답한 아동병원은 81.0%(73곳)이었으며, 19.0%(17곳)만이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겠다는 의향을 나타냈다.

준응급환자 및 비응급 환자(4.5 등급)의 경우는 직접 치료 가능 비율이 각각 77.0%(69곳)와 88.0%(79곳)이었으며 다른 병원으로의 전원은 각각 22.0%(20곳)와 11.0%(10곳)를 보였다.

중증 응급환자로 분류되는 2등급도 51.0%(46곳)가 직접 치료가 가능해 전원 17.0%(15곳)보다 훨씬 높았다. 진료 시간에만 가능하다는 응답 18.0%(16곳)까지 포함하면 중증 응급환자 진료 의향 비율은 69.0%였다.

역시 1등급에 해당되는 중증 응급환자(소생)도 절반 정도의 아동병원이 환자를 직접 진료할 수 있다고 했다.

1등급 환자의 경우 아동병원이 직접 진료 가능하다고 답한 비율이 49.0%(44곳)으로 전원 51.0%(46곳)보다 다소 낮았다.

이는 응급의학과에서도 환자를 받은 후 직접 처치는 배후 진료과에서 진료하는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아동병원이 소아청소년 응급 환자 진료에 대해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클 것으로 분석된다.

직접 설문 조사 및 분석을 진행한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 부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은 "대학병원을 포함한 상급 종합병원 등이 소아 방문조차 거부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는 아동병원이 응급 소아 환자를 직접 치료 가능하다는 것은 소아 환자 특성상 1시간 이내에 도착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 체계 구축에 큰 희망"이라며 "소아 응급 환자의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 당국은 전국 117곳의 아동병원이 소아 응급 환자 진료에 대한 강점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아동병원협회와 논의를 통해 약점을 보완하는 제도 설계로 이른바 소아청소년 응급실 뺑뺑이를 미연에 방지, 소중한 우리 아이들의 생명을 지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사회적인 이유로 상급 종합병원의 응급의료 체계가 작동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서라도 제2, 제3 소아응급 진료 방어선으로 아동병원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으므로 아동병원을 제도적으로 포함하는 소아 응급 의료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용재 부회장은 "아동병원에서는 대부분 고열, 열성경련, 호흡곤란, 중증탈수 등 위중증 응급상황에 해당되는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야간 및 휴일에 내원하는 다수의 경증 및 중증 환자에게 적합한 진료를 제공, 환자와 보호자의 진료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

한편 KTAS(Korean Triage and Acuity Scale)는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로 2012년 캐나다 응급환자 분류도구인 CTAS(Canadian Triage and Acuity Scale)를 우리나라 의료상황에 맞게 변형, 개발했다.

KTAS는 단순히 응급실에 내원하는 환자의 진료 순서를 정하기 위한 목적 이외에도 병원 전 단계를 아울러서 응급의료체계 전반을 개혁하기 위해 시작됐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