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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원한 '떡블락' '인유어페이스' 얼마만인가...KT팬들 설레겠네 [김 용의 KBL 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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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이렇게 시원한 '떡블락' '인유어페이스 덩크'를 국제대회에서 본 게 얼마만인가.

한국 남자농구 국가대표팀은 22일, 23일 양일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일본 국가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렀다. 다가오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마련된 이번 A매치. 결과는 1승1패였다. 1차전 승리 후 그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연습경기이기에 추일승 감독이 승패에 집중하기보다 다양한 시험을 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 가장 중요한 건 농구 인기가 식은 가운데, 오랜만에 열린 한-일전에 팬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는 게 고무적이었다. 체육관 매진 뿐 아니라, 인터넷 중계 접속자수가 '대폭발'했다. 농구 인기 회복을 위해 대한민국농구협회와 KBL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가르쳐준 대목이다.

농구 측면에서는 좋은 점도,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일단 김선형, 오세근, 라건아 등이 컨디션 문제로 쉬는 가운데서도 세대 교체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일본도 만만치 않은 상대인데, 대표팀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 주눅들지 않고 플레이하는 모습이 좋았다.

아쉬운 점은 2차전 승패를 떠나 새로운 수를 들고 나온 상대에 저지를 당했다는 것이다. 사실 1차전의 경우 일본이 잘 모르는 전성현, 허 훈에게 집중타를 얻어맞은 여파로 우리가 이길 수 있었다. 하루 만에 다시 열린 2차전에서 그 전성현과 허 훈이 일본의 바뀐 수비에 고전했다는 건 짚어봐야 한다. 전력 분석이 더 되고, 더 강한 상대를 만나야 하는 아시안게임에서 고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걸 다 떠나, 이틀간 대표팀 경기를 보며 팬들은 이 선수 때문에 즐거웠을 것이다. '베이비 헐크' 하윤기다. 프로 2시즌을 소화한 신예 센터. 소속팀 KT에서 무럭무럭 성장중인 건 누구나 다 알고 있었지만, 살떨리는 대표팀 경기에서 이렇게 잘 할 거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1차전 10득점 5리바운드 4블록, 2차전 역시 14득점 2블록으로 고군분투했다.

기록도 중요하지만 내용이 훌륭했다. 토종 센터라고 믿기지 않는 엄청난 점프력과 집중력으로, 일본 선수들의 골밑슛을 블록해내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농구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쓰는 속어인 '떡블락'. 김주성과 오세근의 신인 시절 이후 이런 블록을 본 게 얼마만인가 싶다. 속이 시원해질 정도의 명장면이었다.

더 무서운 건, 블록하고 뛴다. 그리고 속공으로 덩크까지 찍는다. 1차전 일본 센터 와타나베의 점프를 무력화시키는 '인유어페이스 덩크'는 이번 평가전 최고 하이라이트였다.

그냥 이렇게 '짐승'같이 뛰어만 다닌다면 그저 '강백호'에 지나지 않을 수 있지만, 정교한 미들슛까지 보여줬다. 송교창과 보여준 2대2 플레이는 그가 농구에 눈을 떴음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언제까지 오세근, 라건아, 김종규가 대표팀 골밑을 지킬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런 가운데 하윤기라는 신성이 혜성같이 등장했다. 국가대표 경험이 일천해, 기대가 크지 않았는데 생각지 못한 국제 무대 경쟁력을 충분히 보여줬다. 아시안게임에서 그의 활약이 기대된다.

여기에 군 복무를 마치고 합류할 허 훈, FA로 새 식구가 된 문성곤도 나란히 이번 평가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세 사람의 조합이면, 우승 후보라는 KCC와 SK도 쉽게 볼 수 없을 것 같다. 새 시즌을 기다리는 KT팬들은 더욱 설렐 듯 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