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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이적→보호선수 제외→트레이드 복귀→박정아와 3번째 재회' 숨가빴던 이고은의 속내 "사실 속상했지만…" [광주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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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솔직히 속상한 마음도 있었지만…"

페퍼저축은행 이고은은 숨가쁜 비시즌을 보냈다. 소속팀의 명백한 실수에 휘말린 속내는 어땠을까.

페퍼저축은행은 19일 광주시체육회 세미나실에서 2023~2024시즌을 맞이하는 각오를 담아 미디어데이를 가졌다.

이날 현장에는 조 트린지 신임 감독과 김동언 단장, 정성우 사무국장을 비롯해 주장 이한비, 오지영, 박정아, 이고은, 아시아쿼터 선수 MJ 필립스가 함께 했다.

이고은은 페퍼저축은행이 야심차게 투자한 첫 FA 영입이었다. 2022년 3월 계약기간 3년, 최대 9억 9000만원에 페퍼저축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이고은이 합류한 페퍼저축은행은 확실히 더 끈끈해진 경기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지난봄 당황스러운 해프닝이 있었다. 페퍼저축은행이 '우승청부사' 박정아를 도로공사에서 3년간 최대 23억 2500만원에 FA로 영입하면서, 보호선수 명단에서 이고은을 제외한 것. 박정아를 내주면서 샐러리캡에 여유가 생긴 도로공사의 김종민 감독은 즉각 이고은을 지명했다. 리그에서 귀하디 귀한 세터인 만큼 직접 쓰든,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든 지명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는 평.

결국 페퍼저축은행은 최대어 김세빈(한봄고)이 유력한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픽을 내주고 이고은을 다시 영입해야하는 난감한 현실에 직면했다. 졸지에 이고은의 팀 이적 횟수는 4번에서 6번으로 늘어났다.

김동언 단장은 "생각이 너무 단순했다. 저희의 불찰"이라고 인정했다.

"이고은은 당연히 우리에겐 굉장히 중요한 선수다. 다만 코치진과의 논의 결과 도로공사에서 온 선수니까, 당연히 보상선수로 지명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다시 도로공사와 이야기를 통해 데려오게 됐다. 이고은 선수에게도, 팬들께도 죄송하다."

이고은 입장에선 복잡한 감정이 들수밖에 없다. 보호선수에서 제외됐다는 것만으로도 놀람과 아픔일 수 있다. 하지만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에겐 너무나 소중할 신인 지명권과 맞바꿔 다시 영입한 만큼, 이젠 그 마음이 책임감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이고은은 "처음 (보상선수 이적)현실을 맞닥뜨렸을 땐 사실 속상한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되돌아왔다. 팀에게 감사드린다. 지금은 보답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했다.

박정아와는 IBK기업은행-도로공사에 이어 3번째 만남이다. 박정아는 "솔직히 다시 만날 거라는 생각은 안했다. 사람 일이 참 알수없다"며 웃었다. 이어 "도로공사 시절과는 스타일이 달라졌다. 잘 연습해서 좋은 호흡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고은도 "3번째로 다시 만나게 될진 몰랐는데, 만나게 되서 정말 좋다. 언니가 잘 때릴 수 있는 공을 만들어주기 위해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광주=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