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봉황대기-황금사자기를 잇따라 거머쥔 부산고등학교가 청룡기까지 정조준했다.
부산고는 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 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1라운드에서 우성AC에 11대4, 6회 강우콜드승을 거뒀다.
특히 이날 5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에이스 원상현에 관심이 쏠렸다. 원상현은 지난해 봉황대기 우승을 이끈 간판 투수지만, 팔꿈치 부상 회복차 황금사자기 마운드에는 오르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부산고는 원상현 없이 학교 역사상 첫 황금사자기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박계원 부산고 감독은 원상현의 상태에 대해 "아직 예전 같은 구위는 아니지만, 이번 대회 투구하는데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5회 원상현에게 2실점을 안긴 연속 내야 실책에 대해서도 "실책은 있었지만, 공격이 활발했기 때문에 오늘 경기력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수훈선수로는 5회 2사 만루에서 싹쓸이 3루타를 때리는 등 4타수 2안타 4타점을 올린 이원준을 꼽았다. 박 감독은 "아직 2학년이지만 고교 올스타에도 선정됐고 배짱좋은 타자"라고 칭찬했다.
부산고는 이날 이원준을 비롯해 안지원 최민제 이서준(이상 1학년) 등 어린 선수들을 두루 활용하며 경기에 임했다. 투수진 역시 에이스 성영탁과 원상현 등 3학년 선수들 외에도 김정엽 김동후 천겸 등 두터운 2학년층이 뒷받침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는 조민우 예건우 원상현(이상 3학년)이 등판했다.
박 감독은 이날 경기가 서스펜디드게임이 아닌 강우콜드로 결정된 데 대해 "지방팀 입장에서 천만다행이다. 비 때문에 연기되는 시간이 길어지면 숙소 등 여러가지 일이 많아진다.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도 어렵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2회전 상대는 덕수고-마산고의 승자다. 덕수고 에이스 김태형은 지난달 10일 주말리그 청원고전에서 노히트노런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밖에서 이마트배 MVP 백준서를 중심으로 한 짜임새 있는 타선도 돋보인다. 전문가들이 꼽는 이번대회 우승후보 1순위다.
부산고 입장에선 작년 청룡기 1회전에서 이들을 탈락시키는 아픔을 안긴 팀이다. 박 감독은 "올해 작년의 복수를 하고 싶다"며 설욕을 꿈꿨다.
목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