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어쩔 수 없는 작별이지만, 통보를 받는 입장에서는 충격이었다.
KIA 타이거즈는 6일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교체 발표했다. 새로 선보이는 마리오 산체스와 지난해 함께 뛰었던 토마스 파노니가 새로 합류한다. 아도니스 메디나는 이미 지난 4일 방출 통보를 받고 짐을 꾸려 떠난 상태. 하지만 숀 앤더슨은 선수단과 함께 통행 중이었다.
앤더슨은 자신의 교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인천 원정에 동행한 그는 5일 경기까지도 선수들과 함께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이날 트레이드로 합류한 포수 김태군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고, 팀의 대승에 기뻐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앤더슨 방출이 확정됐다. 앤더슨은 인천 원정 마지막날인 6일 낮에 방출 통보를 받았다. 예상치 못한 통보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사실 KIA 구단도 앤더슨과의 작별이 후련한 것은 결코 아니다. 성실하고, 워크에식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KIA 선수들과 잘 어울렸고, 한국 문화에 빨리 적응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구단 관계자들은 "인성적인 면에서도 정말 훌륭한 선수였다"고 이야기 했다.
그러나 고민 끝에 작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앤더슨의 경기 운영 능력이나 KBO리그 타자들과 승부하는 모습을 봤을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게 냉정한 평가이기 때문이다. 김종국 감독도 "구위가 좀 단조로운 측면이 있었다. 등판을 했을때 6,7이닝을 끌고가는 능력도 부족해보였다. 외국인 투수 정도면 이정도 성적으로는 미흡하다고 저는 판단을 했다"고 아쉬워했다.
사실 앤더슨의 시즌 성적은 14경기에서 4승7패 평균자책점 3.76으로 극도의 부진은 아니었다. 14경기 중 퀄리티스타트도 8번이나 있었다. 최근 3경기에서도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그런데 내부에서는 단순한 성적 그 이면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었다. 퀄리티스타트를 하고도 1승2패에 그친 것은 경기를 리드하는 상황을 이어가는 힘이 부족했다고 판단이 내려졌다.
하지만 앤더슨은 최근 등판에서 결과가 좋게 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방출 통보에 더 충격을 받았다. 아직 미혼인 앤더슨은 기다리던 여자친구가 7월초 한국에 갓 입국한 상황이었다. 앤더슨의 여자친구는 지난 2일 잠실에서 선발 등판을 지켜보기도 했다. 한국에서 함께 생활을 시작하려던 찰나에 팀을 떠나게 되면서 다시 짐을 싸야하는 상황이다.
물론 프로의 세계가 냉정하다는 것을 앤더슨은 잘 알고 있다. 이내 충격을 추스르고 KIA 선수단과 작별 인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앤더슨은 "스프링캠프 시작부터 함께 했는데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서 많이 아쉽다. 타이거즈가 마지막까지 꼭 좋은 성적을 내길 응원하겠다"고 이야기하며 서운함을 달랬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