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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구→퇴근길 함께→승리에 울컥…정웅인이 보여준 시구자의 좋은 예. '찐팬'의 품격 [대구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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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구단을 향한 팬심, 스포츠에 대한 애정, 지역에 대한 존중. 진심이 담겨있었다.

지난 4월 8일 가수 임영웅의 K리그 방문은 한국 스포츠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섭외나 홍보 목적이 아닌 진짜 축구팬의 디테일이 살아있었기 때문이다.

1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방문한 정웅인은 임영웅과는 직업도 나이도 세대도, 영향력도 다르다. 하지만 팀과 스포츠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같았다.

프로야구 시구자로 나선 연예인들은 시구에 앞서 초청해준 홈팀에 대한 감사와 홈팬들을 향한 인사를 건넨다.

그리고 대부분은 경기 도중 자리를 뜬다. 해당 팀이나 스포츠의 '찐팬'인 경우가 드물다. 방문 목적 역시 전경기가 생중계되는데다 1만명 이상의 팬이 찾아오는 프로야구의 특성상 홍보 목적이 강하다. 가수 시구자의 경우 5회를 마친 뒤 클리닝타임에 공연을 하고 떠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정웅인은 달랐다. 그는 서울 출신이지만, 열렬한 삼성팬으로 유명하다.

이날 그는 시구에 앞선 짧은 시간 동안 대구팬들을 향한 인사 속에 '찐팬'다운 속내를 담아냈다. 그는 "처갓집이 대구 수성구다. 대구에서 아내와 연애를 많이 했다"며 웃었다.

이어 "사랑하는 도시 대구에서 1982년부터 팬인 제가 삼성 경기에 시구를 하게 되서 영광"이라며 "오늘 경기를 위하여! 삼성 라이온즈 화이팅!"이라고 뜨겁게 외쳐 홈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마운드보다 앞쪽에서 던지긴 했지만, 제법 그럴듯한 투구폼으로 포수 미트에 공을 꽂아넣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이날 삼성은 오재일(2개) 이재현 김현준의 홈런이 잇따라 터지며 9대7로 승리했다. 정웅인은 경기 도중에도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하는 모습이 방송 카메라에 포착됐다.

경기 후 퇴근길에도 함께 했다. 이날 승리투수가 된 수아레즈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는가 하면, "제가 시구한 날 승리하게 되서 너무 기분 좋다. 특히 오재일 선수가 너무 잘해줬다. 다시 부활한 것 같아서 울컥했다"면서 "승리하는 그날까지 파이팅해달라. 삼성 팀 여러분 수고하셨다"며 작별인사까지 건넸다. '찐팬'의 품격이 빛난 하루였다.

대구=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