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징크스의 힘이 '호난효과' 보다 컸다. 부산 아이파크가 4일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서울 이랜드전 4연승 및 최근 리그 3연승을 질주하며 마침내 선두를 탈환했다.
부산은 이랜드와 '하나원큐 K리그2 2023' 16라운드에서 전반 37분 김 찬의 감각적인 헤더 득점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후반 2분 이시헌에게 동점골을 내준 부산은 28분 역습 상황 박정인이 결승골을 터뜨리며 적지에서 귀중한 승점 3점을 획득했다. 3연승을 내달린 부산은 8승5무2패 승점 29점을 기록하며 안양(28점), 부천(26점), 김포(26점) 등이 승리 사냥에 실패한 틈을 타 4위에서 1위로 단숨에 3계단 점프했다. 부산이 선두에 오른 건 개막전 이후 처음. 3연승 및 5경기 연속 무패를 질주하던 8위 이랜드(20점)의 상승세는 부산을 만나면서 한풀 꺾였다. 징크스를 끊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 키워드는 이랜드의 1m95 '괴물 공격수' 호난이었다. 호난은 최근 5경기에서 5골을 넣은 K리그2의 '현폼원탑' 공격수. 후반 교체투입 후 상대 문전에서 압도적인 제공권과 득점력으로 경기 양상을 바꾸는 '게임체인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랜드가 지난 5경기에서 기록한 9골 중 8골이 호난이 경기장에서 뛸 때 터졌고, 이랜드는 해당 5경기에서 4승1무 및 3연승을 질주했다. 광주 사령탑 시절 브라질 장신 공격수 펠리페를 활용했던 박진섭 부산 감독은 "지켜봤던 선수"라며 "리바운드 싸움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박충균 이랜드 감독은 경기력이 아직 완전치 않아 이날 일단 벤치에 앉혔다면서 최근 호난이 출산 문제를 해결한만큼 "제공권과 힘" 같은 장점이 발휘되길 기대했다. 호난의 아내는 5월말 첫째딸을 출산했다.
이랜드는 내심 호난의 '분유버프'를 기대했을 것이다. 전반을 0-1 뒤진 채 마친 이랜드는 어김없이 하프타임에 호난을 투입했다. 효과는 2분만에 입증됐다. 문전 앞에서 압도적인 피지컬과 간결한 터치로 동료에게 기회를 내줬다. 공을 잡은 이시헌이 날카로운 슛으로 동점골을 폭발했다. 하지만 '호난효과'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이번엔 박진섭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했다. 후반 19분 교체투입한 박정인이 투입된지 채 10분도 지나지 않아 역전골을 터뜨린 것이다. 호난의 슛이 부산 골키퍼 문정인에게 막힌 직후에 벌어진 일이다. 득점 직후 부심이 오프사이드 기를 들었지만,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이 가동된 끝에 득점이 인정됐다. 후반 43분 문전 앞 호난의 헤더는 골문을 벗어났다. 호난은 후반 추가시간 재교체됐고, 경기는 그대로 부산의 2대1 신승으로 끝났다. 호난을 틀어막은 부산은 웃었고, '호난 효과'를 보지 못한 이랜드는 웃지 못했다. 목동=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