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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도 레전드' 이대훈 코치, 세계태권도연맹 선수위원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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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태권도 레전드' 이대훈 국가대표팀 코치가 세계태권도연맹(WT) 선수위원에 당선됐다.

WT는 4일(한국시각) WT 선수위원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WT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고 있는 2023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현장에서 4일까지 6일간 선수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했다. 이 코치는 셰이크 시세(코트디부아르)와 함께 남자 선수위원에 당선됐다. WT는 구체적인 득표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 코치의 득표율이 압도적이었다고 전했다.

이번 선수위원 후보로 남자 6명, 여자 3명이 출마해 대회 현장에서 선거운동을 해왔다. 여자 위원으로는 우징위(중국)와 캐서린 알바라도(코스타리카)가 당선됐다. 지난해 멕시코 과달라하라 대회에서 뽑힌 2명에 이 코치 등 이번 당선자 4명을 더해 6명이 WT 선수위원으로 4년간 활동한다.

이 코치는 조용한 선거운동으로 호평을 받았다. 현역 시절 최고의 스타였던 이대훈은 선수들이 계체하러가는 길목에 서서 조용히 목례를 하며 눈도장을 받는 전략으로 이번 선거에 임했다. 그는 "계체하는 데 길목에 서서 인사하고, 먼저 사진을 찍자고 (다른 선수가) 다가오면 찍어줬다"며 "(현역 시절) 올림픽 때 (팸플릿을 돌리는 등) 요란하게 (선거운동을) 하면 싫어한다고 들은 적이 있다. 나도 그때 그런 선수에게는 투표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웃었다.



핀 전략도 주효했다. 이대훈은 "한국에서 1200개 만들어서 반 이상을 가져왔는데, 사진 찍자고 다가올때 나눠줬다. 올림픽서 선수들끼리 교환을 많이 한다는데 착안했다"고 했다. 이대훈은 마지막으로 "선수들이 경기할 때 사소한 부분이라도 편하게 임하도록 개선하면 의미가 있을 것 같다"며 "계체장에 체중을 많이 감량한 선수들이 힘들어서 바닥에 앉아서 기다린다. 이런 부분이라도 건의해서 의자를 많이 두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스포츠 행정가를 꿈꾸는 이 코치는 WT 선수위원 당선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걸음을 시작했다. 이 코치의 최종 목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다. 이 코치는 지난달 29일 "(IOC 선수위원은)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라면 생각해봤을 자리"라며 "WT 선수위원이 그 도전의 첫걸음"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20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났다가 지난 3월 대전시청 코치로 현장에 돌아온 이 코치는 최근 대표팀에 코치로 합류, 선수단과 함께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