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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구찌백 조심해!"광란의 맨시티 라커룸,명품백 사수 나선 그릴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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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구찌백 조심해!"

잭 그릴리시가 맨시티 더블 직후 광란의 라커룸에서 '완소' 명품백 사수의 의지를 표했다.

맨시티는 3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뉴웸블리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맨유와의 FA컵 결승에서 전반 12초, 후반 6분 잇달아 터진 캡틴 귄도안의 멀티골에 힘입어 2대1로 승리했다. 전반 30분 그릴리시의 핸드볼 파울로 맨유 브루노 페르난데스에게 실점했지만 귄도간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리그 우승에 이은 '더블', FA컵 통산 7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11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펼쳐질 세리에A 강호 인터밀란과의 결승전에서 승리할 경우 빅이어 트로피와 함께, 1999년 맨유 이후 유럽 어느 클럽도 달성하지 못한 트레블의 위업을 이루게 된다.

라이벌 맨유를 꺾고 더블의 위업을 이룬 맨시티 라커룸은 광란의 도가니였다. 신나는 음악이 울려퍼졌고, 선수들은 서로를 포옹하고 춤을 추고 뛰어다니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기상천외한 라커룸 슬라이딩 쇼도 연출됐다. 장비담당 브랜든 애쉬튼이 속옷 하의만 입은 채 라커룸 바닥을 슬라이딩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맨시티 선수들의 뜨거운 응원 속에 존 스톤스의 다리 사이를 통과해 반대쪽까지 오롯한 뱃심으로 미끄러지는 슬라이딩 세리머니에 성공하자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이 과정에서 반대편 탁자 아래 놓여 있던 그릴리시의 구찌 백팩과 충돌 '사고'가 일어났고, 그릴리시의 외마디 경고가 터져나왔다. "이봐, 내 구찌 가방 조심해! 빌어먹을"이라는 다급한 한마디. 이 장면은 그릴리시가 자신의 SNS를 통해 해당 영상을 공개하면서 일파만파 퍼져나갔고 팬들은 폭소했다. 팬들은 "글로벌 명품 브랜드 구찌가 그릴리시보다 더 좋은 브랜드 앰배서더(홍보대사)를 구할 순 없을 것"이라며 그릴리시를 '픽업'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애니메이션 '핑구'에서 영감을 받은 이 슬라이딩 세리머니는 장비 담당이 속옷 차림으로 머리를 앞으로 내민 채 방을 가로지르는 동작으로 애쉬튼의 이 세리머니는 맨시티가 트로피를 들어올릴 때마다 거행돼온 '전통의 의식'으로 알려졌다.

맨시티 라커룸에서 많은 선수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 세리머니에 대해 뱅상 콤파니는 "브랜든은 드레스룸의 심장이자 영혼같은 존재"라면서 "그는 선수들의 심적 부담을 덜어주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귀띔했다. 케빈 더브라위너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선수들은 장비 담당이나 피지오(트레이너)와 더 가깝다. 나 역시 이곳에 온 첫날부터 그와 매우 잘 지내고 있다. 가끔은 축구인인 아닌 사람과 함께 어울리는 것이 매우 즐겁다"고 말했다.

맨시티의 더블은 선수들뿐 아니라 선수,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들이 모두 하나가 된 '원팀'이 이뤄낸 성과라는 점이 유쾌한 라커룸 슬라이딩쇼를 통해 다시 한번 입증됐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