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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4:3→5:5→6:5' 노진혁이 끝냈다! 달아오른 부산 여름밤 수놓은 대역전극 [부산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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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영호남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두 팀의 격돌이 부산의 여름밤을 뜨겁게 달궜다. 승리의 여신은 마지막 승부처를 잡아챈 팀에게 웃어보였다.

3일 부산 사직구장. 롯데는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7차전에서 9회말 터진 노진혁의 결승타를 앞세워 6대5,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봄데'라는 놀림은 옛말이 됐다. 어느덧 6월의 무더위가 찾아왔지만, 롯데는 LG 트윈스-SSG 랜더스와의 톱3 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차분하게 두 팀을 뒤따르고 있다. 예년과 달리 승부처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기 때문.

이날 경기도 그랬다. '4월 MVP' 나균안은 단 한번의 위기에 3점을 내줬다. 하지만 이후 실점 없이 KIA 타선을 꽁꽁 묶으며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했다.

롯데 선발 나균안은 2회초 KIA에게 선취점을 내줬다. 선두타자 최형우에게 2루타를 허용했고, 고종욱의 안타와 이우성의 볼넷으로 1사 만루가 됐다.

나균안답지 않은 흔들림이 있었다. 김석환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고, 신범수의 희생플라이와 류지혁의 안타로 순식간에 0-3이 됐다.

토종 에이스로 자리잡은 나균안의 평정심은 눈부셨다. 3~5회를 모두 3타자로 끝냈고, 6회까지 실점없이 버티며 흐름을 다잡았다.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다.

롯데 타선은 KIA 선발 메디나의 완급조절에 휘말려 3회까지 이렇다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상대 실책이 겹쳐 만들어진 4회말 1사 만루는 병살타로 무산됐다. 달아오르던 흐름은 상대의 거듭된 호수비에 막혔다.

하지만 마운드가 버텨주니 타선도 힘을 냈다. 상대가 보인 헛점을 놓치지 않았다.

사령탑의 냉정한 판단은 타선에 경각심을 불렀다. 첫 만루 찬스를 병살타로 날린 한동희를 과감하게 교체했다. 그 결과 두번째 만루에선 적시타가 터졌고, 타선은 기어코 뒤집기를 연출했다.

6회말 전준우의 좌중간 2루타 때는 KIA 외야진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다. 중견수 김호령과 좌익수 이우성 사이에 뚝 떨어졌다. 5회까지 무실점 역투하던 KIA 메디나는 볼넷 후 교체됐다. 2사 2,3루에서 한동희 대신 대타로 나선 고승민은 볼넷을 골랐고, 유강남이 우익선상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KIA의 좌완 불펜 이준영을 상대로는 '사직 아이돌' 김민석 대신 베테랑 정 훈이 대타로 나섰다. 정 훈은 3유간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려내 사직을 열광으로 물들였다.

롯데 필승조 구승민이 2사 후 KIA 신범수 류지혁 박찬호에게 3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다시 4-4 동점이 됐다. 롯데는 7회말 안치홍의 적시타로 다시 1점을 앞섰지만, 8회초 KIA 이창진에게 또다시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롯데는 이어진 2사 만루 위기에 마무리 김원중을 조기 투입, 급한 불을 껐다. 이창진은 8회말 황성빈의 결정적인 타구를 잡아내며 원정팬들을 열광시켰다.

하지만 최후의 승자는 롯데였다. 9회말 선두타자 박승욱은 KIA 최지민을 상대로 볼넷을 고른 뒤 2루까지 훔쳤다. KIA는 장현식을 투입하며 필승을 다짐했지만, 이어진 1사 만루에서 노진혁의 결승타가 경기를 끝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