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지방 구단들은 핸디캡이 있다.
아마야구 풀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1차지명이 있던 지난해까지 유망주 확보에 어려움이 컸다. 신인 뿐 아니다.
외국인 선수나 FA 영입할 때도 어려움이 있다. 선뜻 안 오려고 한다. 그래서 웃돈을 얹어줘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인프라나 생활 여건이 서울만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녀를 둔 선수들의 경우 교육 문제로 지방을 가기를 꺼려하는 선수들이 많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 수년간 지방팀들의 고전이 이어졌다.
지난해 5강 중 1~4위는 SSG, 키움, LG, KT 등 수도권 팀들이었다. KIA가 5위로 턱걸이 했다. 2021년에도 3위 삼성을 제외한 KT 두산 LG 키움 등 수도권 4팀이 가을야구를 치렀다.
NC가 우승한 2020년에도 나머지 4자리는 두산 KT LG 키움 등 수도권 4팀이었다. 지방팀 동반 가을야구 진출은 2018년 한화(3위)와 KIA(5위)가 마지막이다. 10개 구단 중 지방구단이 절반인 점을 감안하면 수도권과 지방팀의 격차는 단순히 우연으로 치부할 문제는 아니다. 4월 한달을 치른 올시즌 프로야구. 희망이 보인다.
지방팀들이 대약진 하면서 판도를 뒤집어 놓고 있다.
1일 현재 5강 팀 중 롯데 NC KIA 등 3팀이 지방팀이다. 7위 삼성도 5위권과 반 경기 차. 강한 상승세로 5강을 넘보고 있다.
전국구 인기구단 롯데의 대약진이 뜨겁다. 사직구장이 매진된 30일 롯데는 최고 투수 안우진이 등판한 키움전 마저 승리, 8연승을 달리며 가슴 벅찬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롯데의 8연승은 2010년 6월 12일 이후 13년, 4705일만이다. 정규시즌 단독 1위(20경기 이상 기준)는 지난 2012년 7월 7일 이후 11년 만이다.
쉽게 꺾일 상승세가 아니다. 선발이 강하지 않지만 불펜 야구가 원활하게 돌아가고 야수들이 끈적끈적하게 지지 않는 야구를 펼치고 있다.
또 다른 전국구 인기구단 KIA 역시 뜨겁다.
지난 20일까지만 해도 최하위에 머물던 KIA는 21일부터 삼성과의 홈 주말 3연전을 싹쓸이 하면서 반등했다. 최근 파죽의 5연승으로 5할 승률을 넘어서며 단숨에 5위로 올라섰다. 30일에는 LG가 자랑하는 고우석을 무너뜨리며 연승을 이어갔다. 메디나까지 살아난 선발진이 탄탄해 쉽게 꺾일 기세가 아니다.
NC와 삼성은 시즌 전 하위권 전망을 비웃듯 선전하고 있다.
특히 NC는 와이드너와 마틴 두 외국인 선수가 부상으로 빠져 있는 가운데서도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선발진과 불펜진이 조화를 이루며 지키는 야구가 된다. 특히 에릭 페디와 구창모의 원투 펀치는 리그 최강이다. 타선에서도 신구 조화와 짜임새가 좋다. 젊은 선수들이 한 뼘 성장했고, 부상자를 대신해 나온 선수들이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부상중인 주축 선수들이 돌아오면 더욱 탄탄한 전력으로 상위권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힘겨운 시기를 지나 최근 3연승으로 다시 상승 모드로 전환했다.
부상자가 많은 삼성도 최근 4연패 후 5연승으로 가파르게 반등했다.
5연승이 모두 1점 차 승리일 만큼 빡빡한 경기를 이겨낸 젊은 선수들과 베테랑 선수들의 조화가 예사롭지 않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젊은 선수들이 지옥훈련 효과 속에 빠르게 성장하며 희망을 던지고 있다.
뷰캐넌 수아레즈 원태인 백정현으로 이어지는 4선발이 단단하고, 김태훈 영입으로 불펜 안정을 꾀하면서 5강 도전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부상으로 빠져 있는 야수들이 복귀하고 상무에서 최채흥 최지광이 돌아오는 6월에 대반격을 노린다.
인기 지방구단들의 대약진으로 전국이 떠들썩 하다. 특히 지방에 고향을 둔 수도권 야구팬들이 각 구장을 빼곡하게 메우면서 각 구단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방구단의 약진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프로야구 흥행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