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새로운 한주. 삼성 박진만 감독은 고민이 컸다.
6연패 후 3승1패로 반등했지만 험난한 키움-KIA와의 원정 6연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선발이 2명이나 빠졌다. 양창섭이 불펜으로, 수아레즈는 개인 사정 상 미국으로 출국했다.
"임시선발로 19일 이재희, 21일 장필준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18일 고척 키움전. 한주의 시작을 알리는 이날 경기 선발은 백정현이었다.
경기 전 '일요일인 23일 KIA전도 백정현이 일주일 두번 던지느냐'는 질문에 박 감독은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선택의 여지가 없음을 이야기 하며 웃었다.
백정현의 안정된 피칭이 절실했던 경기. 베테랑은 사령탑의 마음을 읽었다.
8이닝 3안타 무4사구, 6탈삼진 2실점으로 6대4 승리를 이끌었다. 완벽한 로케이션과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키움 타자들의 템포를 완전히 무력화 하며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야수들도 이성규 송준석의 호수비 등으로 백정현의 호투를 도왔다.
승리를 넘어 대기록을 세울 뻔 했다. 7회까지 80구로 막아내며 단 한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는 퍼펙트 피칭을 이어갔다. 8회에도 선두 타자 이형종을 삼진 처리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투구수 단 84구.
KBO 역사상 단 한번도 없는 대기록까지 아웃카운트 5개를 남긴 상황에서 러셀에게 투수 굴절 유격수 앞 내야안타를 맞고 말았다. 퍼펙트도 노히트노런도 모두 깨지는 순간. 백정현이 글러브를 내밀지 않았다면 이재현이 처리할 수 있었던 타구였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혹시 모를 상황에 박진만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 백정현을 다독였다.
9회 장타 2개로 실점하고 내려온 백정현에게도 동료들이 몰려가 위로했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은 "백정현 선수가 최고의 피칭으로 압도한 경기였다. 효과적인 투구로 긴 이닝을 소화하며 팀에 도움되는 피칭을 해줬다. 또한 야수들도 집중력 가지고 수비에서 선발 투수를 지원하며 조력한 부분도 좋았다"고 칭찬했다. 이어 "타선에서는 김호재 이성규 선수의 타점이 제 때 나오면서 경기를 쉽게 끌고갈 수 있었다"고 흐름을 짚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