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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차 이주미, 148번째 도전서 기어이 웃었다…생애 첫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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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이런 날도 오네요."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우승상금 1억8000만원) 2라운드를 단독선두로 마친 이주미(28)는 이렇게 말했다.

2013년 KLPGA에 입성한 이주미의 정규투어 최고 성적은 5위다. 147차례 정규투어 도전에서 톱10 진입이 단 3번 뿐일 정도로 빛을 발하지 못했다. 2부 투어인 드림투어에서도 우승은 2014년 단 한 차례 뿐이었다. 대회 중반인 2라운드에서의 선두 등극에도 이주미는 큰 욕심을 내지 않는 눈치였다. "아직 두 라운드가 남았다. 욕심보다는 최고 성적인 톱5 이상을 기록하는 게 목표"라며 "지난 시즌엔 하반기에 시드 걱정 탓에 많이 힘들었다. 올핸 상반기 때 좋은 성적을 내 시드 걱정 없이 플레이 해보고 싶다. 정규투어 챔피언조 경험은 처음인데, 언제 이런 경험을 해보겠냐는 생각으로 욕심을 내려놓고 플레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3라운드에 이주미는 1타를 잃으면서 중간합계 8언더파 208타,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4위로 최종라운드에 진입했다. 목표로 삼았던 톱5 이상 성적 턱걸이.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베테랑의 초연함은 최종 라운드에서 빛을 발했다. 16일 경기도 이천 페럼클럽 동, 서 코스(파72·6652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 전반에서 버디 2개, 보기 1개로 1타를 줄인 이주미는 경쟁자들이 주춤한 사이 13번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기록하면서 순위를 끌어 올렸다. 17번홀(파4)과 18번홀(파5)에선 연속 버디를 낚으면서 2타차 역전 우승을 확정 지었다.

이주미는 우승을 확정지은 뒤 "만감이 교차하는데 실감은 안난다. 우승하면 많이 울 줄 알았는데, 아무런 생각이 안난다"고 웃었다. 그는 "내가 제일 좋았던 성적인 5위 안에만 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16번홀(파3)에서 스코어를 보니 너무 떨렸다"며 "캐디에게 '어차피 여기서 버디 못치면 밀려난다'는 말을 들은 뒤 마음이 편해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투어 생활을 하며 힘든 시절을 많이 겪었는데 부모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울먹였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