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센가 고다이(30)가 뉴욕 메츠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을 달궜던 '유령 포크'는 미국에서도 유효한 모양새다.
센가는 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의 시티필드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전에 선발등판, 6이닝 1실점 6K 역투를 펼쳤다.
이날 메츠가 5대2로 승리하며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QS, 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의 영광도 안았다.
최고 98마일(약 158㎞)의 강렬한 직구에 날카로운 스위퍼(투심 그립의 슬라이더)와 커터, 포크볼이 어우러졌다. 특히 포크볼이 맹위를 떨쳤다. 6개의 삼진 중 4개의 결정구가 포크볼이었다.
6회 재즈 치좀 주니어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마이애미 타선을 3안타 3볼넷으로 잘 막았다. 지난 3일(5⅓이닝 1실점)에 이어 마이애미 상대로만 2연승이다. 평균자책점은 1.59(11⅓이닝 2자책)가 됐다. 2경기에서 삼진 14개를 잡아내며 단숨에 메이저리그 탈삼진 1위로 올라섰다.
경기 후 센가는 시즌초 호조의 원동력으로 제구력을 꼽았다. 그는 "스트라이크나 볼의 편차가 있을 때도 있지만, '지금 스트라이크를 던져야겠다' 싶을 때는 잡을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메츠는 센가가 삼진을 잡을 때면 별명인 '유령'이 전광판에 등장한다. 센가는 "처음 봤을 땐 놀랐다. 이렇게 나 한사람을 위한 연출을 해주다니 무척 고맙고 기쁘다"며 미소지었다. 메츠 팬들의 응원에 대해서는 "(시티필드의)열기가 굉장하다. 응원 덕분에 잘 던진 것 같다"며 감사를 표했다.
벅 쇼월터 감독은 "이렇게 빨리 적응할 줄은 몰랐다. 머리가 아주 좋은 선수다. 투구 리듬과 템포도 훌륭하다. 보고 있으면 즐거워지는 선수"라며 기뻐했다.
일본프로야구(NPB)를 대표하는 육성선수 신화의 주인공이다. NPB 육성선수 출신 최다승(13승), 육성선수 첫 일본시리즈 선발투수, 육성선수 첫 노히트노런 등의 이정표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2011년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이해 소프트뱅크는 센가 외에도 '가이 캐논' 가이 타쿠야, '국가대표 유틸리티' 마키하라 타이세이를 육성선수로 뽑았다.
데뷔초 최고 152㎞의 직구를 앞세워 셋업맨으로 활약했지만, 고교 시절 투수로 뒤늦게 전향한 탓인지 부상이 잦았다. 하지만 2015년 선발투수 겸 롱맨으로 전환하면서 본격적으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이해 팀의 일본시리즈 우승에 공헌했고, 이듬해인 2016년 12승3패 평균자책점 2.61(3위), 탈삼진 181개(2위)를 기록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소프트뱅크의 에이스이자 NPB의 간판투수로 성장, 2017~2019년 3년 연속 13승 포함 7년 연속 10승을 달성했다. 그 사이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 올WBC 팀에 릴리프 투수로 선정됐다. 2020 도쿄올림픽에도 출전, 일본의 금메달에 공헌했다.
저스틴 벌랜더, 맥스 슈어저의 원투펀치가 흔들리는 상황. 센가가 메츠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