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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감독도 포기했었다 "5차전 기대, 0%에 도전한다"[승장 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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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도로공사가 기적의 주인공이 됐다. 흥국생명을 또 한번 잡아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 갔다.

도로공사는 4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흥국생명과의 4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1(22-25, 25-21, 25-22, 25-23)로 승리했다. 1,2차전에 패했지만 벼랑 끝에 몰린 도로공사는 3차전에 이어 4차전까지 잡으면서 이제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두 팀은 오는 6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우승 트로피를 건 마지막 5차전 승부를 펼친다.

도로공사의 대단한 집념이 돋보인 경기였다. 경기 내내 흥국생명을 상대로 밀리지 않았다. 캣벨이 혼자 30득점을 올리면서 공격 선봉에 섰고, 박정아와 배유나, 문정원 등 주요 선수들의 활약이 점수로 연결됐다.

다음은 경기 후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의 일문일답.

-경기 총평은.

▶솔직히 힘들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선수들이 알아서 재미있게 하더라. 어떻게든 건져올리려고 하고. 그런 모습을 보고 오늘도 가능하겠다 싶었다. 중요한 순간에 이윤정이 흔들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금방 돌아와서 경기를 잘 풀었다.

-블로킹도 밀렸고 범실도 많은 편인데 이겼다.

▶보통 이러면 이기기 쉽지 않다. 그래도 큰 경기의 특성상 어떤 포인트를 가지고 오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거기에서 분위기가 갑자기 확 바뀌고, 상대도 우왕좌왕 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선수들이 저는 끝까지 포기 하지 않은 모습들이 굉장히 보기 좋았다. 우리 팀의 색깔이기도 하다. 분위기는 우리쪽으로 많이 끌고왔는데, 모든 선수들의 체력이 고갈된 상태라 그 부분이 염려가 된다.

-경기 전에 약한 공격력을 걱정했는데.

▶우리는 공격 성공 안돼도 끈질기게 받아서 넘기고 상대 범실을 유도하고, 블로킹이 하나씩 나오면서 경기를 끌고온다. 그래서 정규리그때 보면 세트도 가장 많이 하고, 힘들게 배구를 하는 스타일이다.(웃음) 나이 많으신 분들이 많은데.(웃음)

-4세트를 막판에 뒤집었는데, 이길 수 있겠다 싶었던 순간은.

▶저는 솔직히 포기한 상태였다. 점수 차가 좀 더 벌어지면 거기서 박정아를 투입 안하려고 했다. 그런데 흐름이 조금 이상하더라. 그래서 넣었는데 그 상황이면 20점대이기 때문에 다음 세트 준비도 할 겸 해서 박정아 선수가 들어가서 하는 게 맞는 것 같았다. 그 시점에서 수비가 잘된 것 같다. 수비와 반격 과정이 마지막에만 깔끔했다.

-마지막에 캣벨과 어떤 이야기를 했나.

▶캣벨이 초반에 스윙 리듬이 항상 안좋다. 옆으로 돌리는 스윙이 나온다. 타점만 잡아서 빨리 위에서 때리라고 했다. 힘으로 배구 하는 거 아니다. 스피드가 있어야 블로킹을 피할 수 있으니까 빠르게 움직이라고 이야기 해줬다.

-박정아가 정말 많이 지쳐보이더라 마지막에.

▶많이 지쳤다. 교체로 들어갈때 스텝을 보면 휘청휘청 하더라. 하 그래도 뺄 수도 없고, 고민스럽다.

-4차전에서 공격이 압도하는 부분이 있었다. 5차전은 어떻게 예상하나.

▶여자배구는 항상 변수가 많다. 상대는 확실한 변수가 없다. 우리는 쉽지는 않을거라고 보고는 있다. 여자배구는 분위기가 바뀌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그걸 기대하고 있다.

-리버스 스윕이라는 0% 확률에 도전한다.

▶올 시즌 하면서 전문가들도 5,6위 예상했었는데 거기서도 이변을 가지고 왔다. 플레이오프도 그랬다. 챔프전도 이 상황까지 왔으면 선수들에게는 저는 더이상 할 말이 없다. 열심히 해줬다. 일단 0%에 도전은 할만 하다고 보고 있다. 선수들도 마지막에 삼산에서 주눅드는 모습을 많이 봤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조차 우리걸로 만들어서 해야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5차전 재미있을 것 같다.

김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