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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호 첫 소집이 남긴 것, '손흥민 프리롤'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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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취임 후 첫 A매치 콜롬비아, 우루과이와의 2연전에선 선수 파악에 중점을 뒀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을 출발선으로 삼았다. 월드컵 멤버부터 파악한 뒤 차차 변화를 주겠다는 복안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의 이름과 얼굴을 매치하기 위해 훈련복 상의에 번호를 부착했고, 2경기에 총 17명을 투입했다.

벤투호의 명맥을 이어가 일단은 전술의 틀도 크게 바꾸지 않았다. 그런 클린스만 감독이 사실상 유일하게 변화를 준 지점은 주장 손흥민(토트넘)의 역할이었다.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주 포지션인 왼쪽 공격수와 센터포워드를 오갔다. 간혹 '섀도' 스트라이커에 포진한 적이 있지만, 주된 임무는 측면 돌파와 전방에서의 마무리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그런 손흥민에게 '프리롤'을 부여했다. 2선 가운데 지점에서 마음껏 능력을 발휘하라는 지시였다.

손흥민에게 '프리롤'은 꽤 잘 어울리는 옷이었다. 후방과 측면, 전방을 자유롭게 활보했다. 상대 수비 뒷공간을 향한 침투, 동료와 연계플레이를 통한 슈팅 기회 포착뿐 아니라 보통의 플레이메이커 역할인 찬스메이킹에 힘썼다. 한국 진영까지 내려와 공을 운반하는 중앙 미드필더의 역할도 했다. 무대를 측면에서 중앙으로 옮겼을 뿐, 손흥민의 스피드와 공격 성향은 줄지 않은 모습이었다. 토트넘에서 측면 공격수에 국한된 플레이를 펼치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새로운 역할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과 손흥민 본인의 만족도가 큰 점에서 긍정적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앞으로도 손흥민에게 '프리롤'을 부여할 계획을 밝혔다. 그러면서 주변 동료들이 손흥민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흥민도 "감독님이 자유를 주면서 경기가 안 풀릴 때는 내려와서 플레이할 수 있고, 공간으로 침투할 수 있는 상황이 생기면 그런 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심적으로 편안하다. 선수들도 잘 믿어줬다"며 흡족해했다.

관건은 주변 동료들과 시너지다. 클린스만 감독은 콜롬비아전 전반전과 우루과이전에서 초반 20분을 뺀 70분 동안 한국이 상대보다 월등한 경기를 펼쳤다고 했다. 바꿔 말해 65분 동안 열세에 놓였다. 이 65분 동안 손흥민의 위력은 떨어졌다. 콜롬비아는 후반에 수비형 미드필더를 추가해 손흥민을 꽁꽁 묶었고, 우루과이전에선 공격의 중심축이 우측에 위치한 이강인에게 옮겨갔다. 손흥민은 콜롬비아전에서 2골을 넣었지만, 소위 만들어진 골은 없었다. 첫 번째 골은 상대 실수 덕을 봤고, 두 번째 골은 프리킥이었다. 우루과이전에선 이재성 이기제 황인범이 골을 합작했다. '프리롤'이 대표팀에 완벽히 녹아들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 '프리롤'은 잘 어울리지만, 꼭 맞는 옷은 아니었다. 특히 이강인과의 공존은 클린스만 감독이 향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