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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등산 발목 염좌·반월상 연골판 손상 흔해…등산화·스틱 등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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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봄 시즌이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산으로 향한다.

산림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의 78%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등산이나 숲길을 체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걷기나 조깅 다음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하는 운동이 등산이다.

적은 투자와 비용으로 심신의 건강을 지키는데 등산 만한 운동도 흔치 않다. 다만 불규칙한 지형을 오롯이 두 발로 오르내리기 때문에 발목과 무릎 등 하지 관절에 부상을 입을 수 있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실제 스포츠안전재단의 2019년 스포츠안전사고 실태조사를 보면 등산·클라이밍 인구 10명 중 7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부위별로는 발목(45.9%)과 무릎(28.1%)이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김유근 원장은 "등산 중 관절의 각도나 근육의 상태가 평소와는 다른 상태로 긴장하기 때문에 발목이나 무릎 관절 부상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며 "하산 시 발목의 각도가 족저굴곡이 되기 때문에 발목 인대 손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발목을 잡아주는 근육의 힘이 약하거나 균형이 잡히지 않으면 발목을 삐기 쉽다"고 설명했다.

▶발목 염좌·반월상 연골판 손상 등 흔해

봄 산은 아직 일교차가 큰 탓에 땅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고 그늘진 곳에 여전히 빙설이 남아있다.

햇볕이 드는 등산로도 살얼음이 흙이나 낙엽에 살짝 덮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안심할 수 없다. 등산을 많이 즐기지만 상대적으로 관절과 인대의 노화가 시작된 중장년층의 경우 운동량이 적었던 겨울을 보내면서 근육과 인대가 약해져 있을 수 있다. 이럴 때 조금만 부주의하거나 무리했다가는 발목과 무릎에 부상을 입기 쉽다.

울퉁불퉁한 등산로나 나무뿌리, 돌부리 등을 잘못 디뎌 걸려 넘어지거나 언 땅에 미끄러져 접질릴 때 발목 인대가 가동 범위를 벗어나게 되면 발목 부상을 입을 수 있다. 발목 자체가 안쪽으로 돌아가기 쉬운 구조이기 때문에 바깥쪽 부위의 인대 손상이 흔하다. 한번 삔 발목은 인대가 약해져 발과 발목을 연결하는 뼈가 충돌할 수 있고, 발목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때문에 발목 염좌가 발생하면 일정 기간 부목을 대거나 냉찜질로 부기를 가라앉히고 근육강화 운동을 통해 늘어난 인대를 복구시켜야 한다.

산에서 내려올 때는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실제 근육통이나 부상은 내리막길에서 더 많이 발생하다. 내리막길에서 무릎이 구부려지면서 가해지는 하중이 4배 이상 증가하기 때문에 더 큰 무리를 줄 수 있다.

실제로 행정안전부의 재난연감에 나온 2020~2021년 3월 등산사고 시간대를 보면 점심을 먹고 하산을 시작하는 낮 12~오후 3시대가 가장 높았다.

경사지고 미끄러운 등산로를 내려오다가 입기 쉬운 부상은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다.

반월상 연골판은 무릎관절의 안쪽과 바깥쪽에서 무릎을 안정시키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하산길에 무릎이 지속적으로 충격을 받거나 미끄러지고 갑작스럽게 방향을 틀다가 손상을 당할 수 있다. 등산 후 무릎 통증이 지속되거나 붓고 뻑뻑한 느낌, 무릎을 구부렸다 펼 때 완전히 펴지지 않고 걸리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무릎을 조금만 틀어도 삐걱대는 느낌이 든다. 특히 반월상 연골판은 나이가 들수록 탄력이 줄어 외부 충격에 쉽게 찢어지기 때문에 중장년층의 경우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정형외과 안치훈 과장은 "반월상 연골판은 관절의 안정성과 관절 연골을 보호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며 "외부 충격에 의해 찢어지거나 손상되면 무릎 관절 연골을 보호하는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환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전했다.

▶스트레칭 필수…등산화와 스틱 등 장비도 안전 산행 도움

봄철 산에 오르기 전에는 발목과 손목, 종아리, 허벅지, 허리 등 전신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 굳어 있던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을 높여줘야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 산을 내려올 때에는 발밑을 주시하고, 경사가 급할수록 보폭을 좁혀 걸어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는 것이 좋다.

낮은 산이라도 일반 운동화 보다 미끄럼을 방지할 수 있는 등산화를 착용한다. 등산화는 산길에서 발목을 안정감 있게 잡아주고, 발바닥을 견고하게 받쳐주기 때문에 부상 방지를 위해 신는다. 등산 스틱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급경사나 미끄러운 지형에서 균형을 잡아주고 체중을 분산시켜주는데, 에너지 소모를 10~15% 정도 줄이고 하산 시 충격으로부터 무릎을 보호할 수 있다.

아울러 자신의 체력과 등산 목적에 맞게 배낭 무게를 조절해야 한다. 4~5㎏의 배낭을 짊어지고 등산하면 수 배의 에너지 소모를 하게 되고, 더 무거운 배낭을 멘다면 더 큰 에너지가 소모된다.

체중에 배낭 무게가 더해지며 무릎은 비명을 지른다. 체중의 10% 정도 배낭 무게를 조절하는 게 안전하다.

산에서는 주의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대처할 수 있는 응급조치법도 알아두는게 필요하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