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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조규성 깨운 마음 속 한마디 "내가 뭘 이렇게 바라고 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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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내가 뭘 바라고 이렇게 하고 있지?'

조규성(25·전북 현대)을 깨운 마음 속 한마디였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을 통해 스타 반열에 오른 조규성은 겨우내 유럽의 러브콜을 뒤로 하고 전북 잔류를 택했다. 셀틱과 마인츠가 마지막까지 조규성에게 달콤한 제안을 건냈지만, '진출' 보다 '성공'에 초점을 맞춘 조규성은 여름 이적으로 가닥을 잡았다. 몸을 만들고, 내실을 다지며, 다음을 다짐했다.

그래서 시즌 초반이 중요했다. 월드컵에서 보여준 활약을 리그에서도 이어가는게 필요했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3경기에서 1골에 그쳤다. 그나마도 페널티킥이었다. 무엇보다 플레이 자체가 아쉬웠다. 지난 시즌 보여준 역동적이면서도 위력적인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조규성은 "아무래도 골을 넣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다보니 몸에 힘이 들어가는 것 같다. 코치 선생님들이 계속 힘을 빼라고 하는데 쉽지 않다"고 했다.

조규성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부활을 위한 답을 찾았다. '초심'이었다. "솔직히 말해 '유럽에 가고 싶다', '유럽에 가려면 더 잘해야 한다'고 계속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니까, 내 인생의 모토는 그게 아니었다. 나는 그냥 하루하루 열심히 살다보니까 여기까지 왔는데, '내가 지금 왜 이렇게, 뭘 이렇게 바라고 하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지금은 그렇게 안 바라고 훈련하고, 경기하고, 내일 또 훈련하고. 그렇게 하루하루 열심히 다시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명상도 하고 책도 읽다보니 이제는 마음이 좀 편해졌다."

그래서 경기를 뛰는 지금, 다시 행복을 찾고 있다. 조규성은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 솔직히 말해서 그냥 이렇게 계속 감독님께서 몸 올려주고 계속 경기를 뛰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내가 수비를 보든 미드필드를 보든 그냥 이렇게 경기에 나설 수 있다면, 내 몫을 하기 위해 무조건 열심히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조규성은 지난 광주전에서 조금씩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득점은 올리지 못했지만, 움직임이나 연계에서 확실히 살아났다.

조규성은 A대표팀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초심대로 할 생각이다. 새롭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조규성은 전과 같다. 그는 "나는 그냥 내 자리에서 열심히 하는게 중요하다. 누가 오시든 상관없다. 전에 그랬던 것처럼 최선을 다해 나를 증명할 생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장 정확한 해법을 찾은 조규성, 그래서 부활이 더 빠를 것 같다.

전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