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지금은 인천 유나이티드의 막내인데…."
인천의 '신입생' 신진호(35)가 허허 웃었다. 신진호는 K리그를 대표하는 미드필더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포항 스틸러스를 떠나 인천에 새 둥지를 틀었다. 신진호의 합류만으로도 기대감은 충분했다.
뚜껑을 열었다. 초반 다소 주춤했다. 인천은 FC서울(1대2 패)-대전하나 시티즌(3대3 무)을 상대로 승점 1점을 챙기는 데 그쳤다. 위기의 인천은 12일 제주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1대0 승리를 챙겼다. 신진호는 첫 승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인천에 가장 늦게 합류했다. 인천의 막내(?)다. 적응은 끝났다. 시즌은 이제 시작이다. 지금은 결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 좋은 결과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팀 적응을 위해 그라운드 안팎에서 노력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그는 시즌 전 에르난데스, 제르소와 재미난 '내기'를 했다. 신진호는 "각각 목표로 세운 공격 포인트가 있다. 에르난데스는 22개, 나는 11개, 제르소는 17개다. 시즌 전에 내기를 했다. 둘이 앞서가고 있다. 나도 열심히 해야한다"며 웃었다. 3라운드를 마친 현재 에르난데스는 1골-1도움, 제르소는 1골을 기록 중이다. 신진호는 아직 공격 포인트를 만들지 못했다.
신진호는 조급함 대신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먼저 찾고 있다.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중원에서 힘을 불어넣고 있다. 신진호는 "경기 뒤 기록을 보면 포항 때도 많이 뛴 편이었다. 그런데 인천에서는 1㎞정도 더 뛴다. 팀이 스리백을 사용하는데다 활동량 자체가 많다. 적응해 나가고 있다. 지금은 내 장점을 보여주기보다는 승리에 더 집중해야 한다. 조금 더 수비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조성환 인천 감독은 "신진호는 포백을 활용하던 팀에서 스리백을 쓰는 팀으로 왔다. 전술적 변화가 있다. 팀 방향성 등에 적응하고 있다. 첫 경기보다 두 번째 좋은 경기를 했다. 갈수록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명주와도 좋은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신진호는 그라운드 위에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 감독이 자체적으로 '35세 이상(O-35) 룰을 도입한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신진호는 "그런 룰이 있다기보다는…(웃음). 정정당당하게 할 수 있도록 몸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감독님께서는 베테랑들의 움직임도 긍정적으로 봐 주시는 것 같다. (이)명주와 함께 미드필더에서 차이를 만들기 위해 책임감을 갖고 노력 중"이라고 했다.
인천=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